나도 모르는 이갈이 습관, 만성 두통 부른다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한달 전 이직한 진현태(남·35)씨는 두통이 부쩍 늘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스트레스가 쌓였기 때문이라고 가볍게 여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마다 '딱' 하는 소리가 나 치과를 찾았다가, 두통이 치아문제가 아니라 이를 가는 습관 때문에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스트레스로 인한 이갈이로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를 가는 습관이 턱관절 질환을 유발은 물론, 두통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갈이는 습관적으로 치아를 좌우로 갈거나 아니면 꽉 깨무는 증상을 말한다. 이갈이 습관이 심한 경우 치주조직 손상은 물론 두통·턱관절 동통·목과 어깨의 통증까지 유발하게 된다.

이갈이 습관은 7~10세 어린이에게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인에게도 이갈이 습관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원인은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없으나, 불안이나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인 원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교합장애 등 치아 자체의 이상이 있을 때도 이갈이를 일으킨다.

무의식적인 이갈이 습관은 턱관절 질환의 원인이 되면서 만성적인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스트레스와 연관이 깊다. 스트레스로 자신도 모르게 이를 악물면 관잘놀이를 둘러싼 측두근에 힘이 들어간다. 이로 인해 측두근의 긴장이 증가하고 결국 근육이 굳어지면서 혈류 공급이 잘 되지 않아 관잘놀이 부위에 두통이 생기게 된다.

문제는 대부분 이갈이가 수면상태에 이뤄져 스스로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통은 다른 질환의 전조증상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고 단순히 두통으로 끝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두통 증상이 오래가거나 머리가 욱신거리는 두통이 계속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한도훈 구로튼튼병원 뇌신경센터 원장은 "이갈이가 두통의 원인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이갈이가 대부분 수면상태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스로 고치기 어려워 만성 두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두통의 빈도와 강도가 점점 심해지는 것이 느껴질 경우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