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성공의 비결을 꼽자면 ‘청지기 정신’, ‘합리적 전문성’, ‘포괄적 지식력’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세 가지 핵심요소가 모자이크로 연결되면 예술경영의 그림이 완성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CEO 이인권 대표는 2003년부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경영을 10년 넘게 이끌어 온 장본인이다. 우리나라에서 단일기관 예술경영자로서는 전무후무할 최장수 보임 기록을 세우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대수롭지 않을 수 있는 이 기록이 국내에서는 최초여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공공 분야에서 ‘정치적인 입김’이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 풍토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국내 최대시설로 전라북도가 건립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규모의 차별성 못지않게 민간위탁방식을 택했다. 당시 한국의 문화풍토에서 민간위탁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 대표는 성공시켰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정례적인 경영평가에서 늘 최고 평가를 받아 선진 스타일의 지속 안정 성장의 기반을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그동안 네 차례에 걸쳐 우수 문예회관으로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고 전라북도가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경영평가에서도 금년까지 무려 다섯 번 연속 최우수 또는 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민간 자율주도 아트센터 예술경영의 롤 모델로 정착되어 저예산 고효율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사한 전국의 다른 공연장들이 매년 예산과 조직이 팽창되면서 공적재원의 비효율성이 지적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화예술의 지방화시대를 주장하며 문화예술의 지방화시대를 앞서 온 실천과 노력의 에너지가 결합된 이 대표의 열정덕분이다.
그는 경영의 핵심을 ‘청지기 정신’ ‘합리적 전문성’ ‘포괄적 지식력’에다 두고 있다. 곧 공공 문화예술기관의 경영자로서 ‘섬기는 리더십’과 ‘창조경영’, 그리고 ‘지식정보 공유’를 경영일선에서 솔선수범하여 남다른 조직문화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특히 '청경우독'(晴耕雨讀). '부지런히 일하며 여가를 헛되이 보내지 않고 공부한다’는 것을 실천하며 공연기획, 아트센터 경영, 영어경쟁력, 자기계발을 주제로 10권의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지금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중앙과 지방이라는 이분법의 논리가 허물어지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낸다’는 속담도 머지않아 옛말이 될 듯싶네요."
스스로를 ‘노블레스 노마드’라 칭하는 이 대표는 "중앙에 집중되어 있던 176개 공공기관들이 전국 각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지방화, 전국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머지않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도 전남 나주 혁신도시로 이전을 합니다. 문화예술 진흥의 대표적인 두 기관이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상징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는 과거 수직에서 수평으로 사회문화체계가 균형을 이뤄 나가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명실상부하게 선진형 균형발전의 시대가 틀을 잡아가고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한편, 이인권 대표는 서울, 수도권, 지역과 국내외를 아우르며 언론사 문화사업, 공공문화재단, 복합아트센터 등을 두루 섭렵하며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다.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동안 전국 180여 개 문예회관이 회원기관으로 있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도 10년 넘게 맡아오고 있다.
현재는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상임위원,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과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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