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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들의 아름다운 동행' 청작화랑 손성례대표와 조각가 신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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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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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일수에서 이름 바꾸고 11일부터 5번째 개인전

11일 청작화랑에서 개막한 조각가 신재환의 개인전에서 손성례 대표와 조각가 신재환씨가 포즈를 취했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모성은 결국 예술이다. 자신을 희생하고 타인을 기쁘게 하는 점에서 닮았다.

엄마는 아들을 예술가로 이끌었다. 아들은 조각가가 됐다.

서울 강남 신사동에서 청작화랑을 운영하는 손성례대표와 조각가 신재환의 이야기다.

40년전, 난산이었다. 병원에서 낳은 아이. 울음도 터트리지 않던 아이는 1년후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천청병력. 놀라고 있을일만 아니었다. 2살된 아이를 안고 병원에서 소개한 구화학교에 갔다. 너무 어려 안된다고 만류해도 엄마는 매일 아이를 데리고 갔다. 입모양과 목의 진동을 느끼도록 날마다 말했고 사물을 인식할수 있도록 거듭거듭 훈련했다.

"나 이런사람이 될래요."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아이가 신문을 오린 종이를 내밀었다. 그 안엔 운보 김기창화백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8살때 고열로 청각을상실한후 언어장애가 된 김화백의 전시소개였다.

자기와 닮았다며 "화가가 되겠다"는 아이. 엄마는 힘을 냈다.

아이의 미술환경을 위해 화랑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청작화랑. 들을 '청'(聽)고향인 청주에 까치골을 생각해 까치'작'(鵲)으로 이름을 짓고 1987년 개관했다. (청작화랑은 고 운보 김기창화백의 초대전을 열고 장애인들의 전시를 기획하며 국내 대표화랑으로 자리잡았다. 개관 10주년부터 젊은작가를 발굴하는 '청작미술상'을 현재까지 진행하며 역량있는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고등학생이 된 아이가 찰흙으로 조각을 만들어왔다.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형상은 엄마가 보기에 완벽했다. 미술선생님도 미술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신재환,둥지.대리석

청각과 언어장애가 있는 아들은 대학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5수끝에 상명대학교 조소전공에 입학했다.

아들은 기뻤지만 엄마는 마음이 아팠다. 화랑을 운영하면서 많은 조각가들을 보고 힘든 작업이라는걸 알기때문이었다.

특히 돌조각은 망치로 3년을 쳐야 자기손을 안친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다. 엄마는 국내 돌조각의 대부인 전뢰진 조각가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아이를 한번 데려와 보시요"

전뢰진 선생밑에서 7년간 함께했다. 선생의 조각을 똑같이 재현해내는 능력에 감탄해서 오랫동안 곁에 두고 아꼈던 제자였다고 한다.

2002년 서울 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환경조각을 졸업한 후 조각가로 현재 대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아들 이름은 신일수.

청작화랑 손성례대표는 아들때문에 연 화랑에서 아들의 첫 개인전을 2005년 열었다. 이후 문이 열렸다. 중국 뉴욕 호주 홍콩등에서 열리는 전시에 참여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조각가 신일수가 이름을 신재환으로 바꾸고 다시 새문을 열고있다.

엄마 손 대표는 "누군가 아이가 그런게 이름때문이라는 말을 듣고 처음에 미신같았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더라"며 아들을 위해 이름을 바꿨다고 했다.
신재환, 둥지, 대리석 화강석.

신재환 둥지. 대리석 화강석.2013

올초 신일수에서 신재환이 된 조각가는 그 덕분인지 행복한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올 봄에 열린 화랑미술제, 스와프에서 작품이 팔리기 시작했고 홍콩 미국 휴스톤에서도 반응이 좋았다며 손 대표의 얼굴이 환해졌다.

조각가 신재환의 조각은 가족의 사랑이 가득하다. 둥지안에서 안고있는 사람들, 새와 나무, 일명 '둥지 시리즈'는 돌조각이라는 재료가 무색할 정도로 유기적인 곡선과 투명한듯 부드러운 색감이 돋보인다.

조각가 신재환은 "내가 원하는 욕구의 대상은 자연속에 인간이 있고 인간 둘레에 자연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은 하나의 동의어로서 일체"라며 "광활한 자연에 대한 경외 사랑 친화 동경같은 마음을 작품속에 담아낸다"고 했다. 작품 속 새들은 작가의 꿈을 이루는 생명체를 의미한다.

둥지속에서 새와 나무가 함께하는 작품처럼 엄마와 아들의 '아름다운 동행'이 이어지고 있다.

신일수에서 이름을 신재환으로 바꾸고 새 출발하는 작가는 11일부터 엄마의 화랑, 청작화랑에서 5번째 개인전을 연다.

살아온 기적과 살아갈 기적이 꿈꾸는 둥지 시리즈 30점을 오는 25일까지 만나볼수 있다.(02)549-3112
신재환 소망. 대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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