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이자는 뺏고 대출 금리는 챙기고"… 은행, 금리 장사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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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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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빠르게 예·적금 금리를 따라 내릴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대출 금리를 낮추는 것에 대해서는 시장 금리가 반영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느긋한 모습이다.

이미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동결됐던 지난 1년 동안 수차례에 걸쳐 틈틈이 수신상품 금리를 낮춰왔고, 대출의 경우 기준금리가 낮아지자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보완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소비자를 상대로 손쉽게 금리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이르면 13일부터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내릴 예정이다.

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은 다음주 중으로 일부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역시 다른 은행이 금리를 낮추면 따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신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동결된 지난 1년 동안에도 여러 차례 예·적금 금리 인하를 단행해 왔다.

신한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췄던 작년 6월 일부 정기예금, 정기적금의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내렸다. 올해 3월에도 신한 새희망적금과 재형저축의 금리를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작년 6월 주요 적립식예금 금리를 낮춘데 이어 올해 3월과 4월에도 잇따라 일부 수신상품의 금리를 인하했다.

국민은행은 작년 6월 일반 정기예금을 비롯해 여러 상품의 이자율을 내렸고, 올해 2월에도 대부분의 예·적금 금리를 낮췄다. 하나은행은 작년 6~8월 석 달간 일부 수신상품의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2월에도 일반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을 포함한 다수의 수신상품 금리를 내렸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낮아진 것과 달리 대출 금리는 큰 변동이 없는 모습이다. 특히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낮아지자 가산금리를 올려 수익을 보전했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분활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기준 국민은행의 경우 기준금리가 작년 6월 1.86%에서 올해 5월 1.69%로 0.17% 낮아졌지만, 가산금리는 이 기간 1.12%에서 1.26%로 0.14%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역시 기준금리가 1.98%에서 1.72%로 떨어어진 반면, 가산금리는 1.07%에서 1.27%로 올랐다.

농협은행은 기준금리가 작년 6월 2.04%에서 올해 5월 1.73%로 0.31%포인트 낮아졌는데, 가산금리는 1.01%에서 1.38%로 0.37%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도 가산금리가 각각 0.24%포인트, 0.02%포인트 늘었다.

상황이 이렇자 은행들이 소비자들에게 주는 이자는 줄이고 대출 금리 부담을 높여 손쉽게 금리장사를 통해 돈을 벌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핑계로 수신상품 금리를 낮추면서 대출에서 가산금리를 더 올려 받으며 손쉽게 이자 장사를 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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