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방문자 휴대폰 기지국 접속정보 수집은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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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0-07-3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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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도한 통신정보 수집은 사생활·통신자유 등 헌법가치 위배"

서울 중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방문자가 검사에 앞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정부가 개인 휴대폰 기지국 접속 정보를 수집한 것은 기본권 침해라는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오픈넷·정보인권연구소·진보네트워크센터·참여연대는 서울 이태원 방문자 1만여 명의 휴대폰 기지국 접속 정보를 요청하고 수집·처리한 행위가 사생활 비밀과 자유, 통신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했다며 지난 29일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고 31일 밝혔다.

헌법소원 청구에 참여한 A씨는 지난 4월 말 친구들과 이태원 인근 식당을 방문했다. 이후 5월18일 서울시로부터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A씨에 따르면 A씨와 친구들은 5월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클럽이나 인근 클럽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 방문했던 식당도 클럽과 떨어진 곳이었다.

A씨는 "자신의 이태원 방문 정보가 무단으로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게 제공돼 서울시로부터 검사를 권고받은 이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며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통보받기까지 불안감에 시달렸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질문을 받게 돼 불편한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 4월24일부터 5월6일 밤 12시부터 오전 5시 사이 이태원 클럽주변 기지국에 접속한 사람 중 30분 이상 머무른 사람의 통신정보를 요청했다. 정보 수집대상은 A씨를 포함해 총 1만905명이었다. 수집된 정보 중에는 휴대폰을 가지고 있기만 해도 기지국으로 전송되는 접속기록도 포함됐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서울시와 보건복지부 등이 A씨와 같은 방문자의 기지국 접속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근거는 감염병예방법 제76조의2 1항과 2항에 있다. 해당법 조항에서는 감염병 예방과 전파 차단을 위해 감염이 우려되는 사람에 관한 위치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시민단체들은 감염병예방법을 포함해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통신비밀보호법 등에 어디에서도 기지국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한다.

이들은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며,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며 "휴대전화 발신 등의 통신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전원만 켜놓고 있더라도 통신사가 자동으로 수집하는 “기지국 접속기록”까지 처리한 것은 그 자체로 과도한 정보를 수집하는 중대한 기본권 침해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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