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료품을 구매하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혼잡한 홍콩의 슈퍼마켓 =2월 28일, 프트리스힐(炮台山) (사진=NNA)]
홍콩 정부가 록다운(도시봉쇄)을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화되고 있다. 홍콩 정부 행정수반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지난달 28일, “전 시민 강제검사 시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1일에는 홍콩 언론들이 일제히 ‘정부관계자 정보’를 전하는 등, 강제검사에 맞춰 사실상 록다운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식품판매점 등은 외출금지를 대비하기 위해 식료품을 사러나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캐리 람 장관은 지난달 28일, 선전(深圳)만 검문소에서 중국 중앙정부의 코로나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량완넨(梁万年) 등 전문가 그룹을 맞이했다. 이 때 기자단에 “전 시민 검사 시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사람의 이동제한을 실시할 경우 그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 “시민들의 외출을 어디까지 제한해야 하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무장관 “시간적 여유를 두고 고지할 것”
정부 서열 2위인 존 리(李家超) 정무장관은 1일, 록다운 조치와 관련해 “결정은 시민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두고 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록다운이 실시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도, 시민들이 불필요한 사재기 등에 나서지 않도록 당부했다. 식품 등 생필품의 안전적인 공급에 대해서는 “홍콩 정부가 보증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정부는 지금까지 록다운은 실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중국 중앙의 전문가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의정의관국 리다촨(李大川) 부국장이 지난달 27일 홍콩의 방송 프로그램에, “전원 검사는 실시 기간 중 사람의 이동을 최대한 통제해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한 이후부터 홍콩 정부의 고위층들이 록다운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기 시작했다.
■ 3월 중순 실시?
성도일보, TVB 등 현지 언론은 1일 정부관계자를 인용, 사실상 록다운 조치가 이달 중하순에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검사기간 중 생필품 구매나 병원 수진 등이 외출금지 면제대상으로 지정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 유언비어도 확산
인터넷 상에는 “(록다운 기간에는) 슈퍼도 닫는다”, “입법회(국회)가 7일동안 외출금지를 승인했다”등과 같은 유언비어도 떠돌기 시작했다. 패닉상태에 빠진 일부 시민들이 식료품을 구매하기 위해 한꺼번에 몰려들어 식료품 판매점 등은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 공식페이지에 온라인 상의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는 글을 올렸다. 중국 본토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식품 등 생필품의 공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재기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도록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고기, 햄, 빵 등이 모두 팔린 슈퍼마켓 =1일, 사이잉푼(西営盤) (사진=NNA)]
■ 대형 유통사도 영업시간 단축, 휴업
정부는 생필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강조하고 있으나, 슈퍼나 시장에는 벌써부터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감염확산 심화로 휴업하는 가게도 늘고 있다.
드러그스토어 ‘매닝스(万寧)’는 지난달 28일 일부 매장 휴업과 영업시간 단축을 발표했으며, 대형슈퍼체인인 파큰숍(百佳超級市場)도 지난 1일 대폭적인 영업시간 단축을 발표, 생필품 확보에 필사적인 시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인터넷미디어 홍콩01에 따르면, 매닝스는 1일부터 50개 이상의 매장이 휴업에 들어갔다. 파큰숍은 12개 매장의 영업시간을 오후 3시까지로 단축했다.
영업을 포기하는 레스토랑도 늘어나고 있다. 역내에 중식당을 40곳 이상 운영하고 있는 타오홍(稲香)그룹은 1일부터 전 매장이 휴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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