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하락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 등 여러 악재들이 남아있는 가운데 '기술주만 잘나가'는 식의 상승세가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스탠다드 앤 푸어스(S&P)500의 연말 전망치를 3900으로 제시했다. 5일 S&P500 종가가 4273.79인 것을 감안하면 약 9% 가량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S&P500은 월간 기준 3개월 연속 상승한 가운데 최근 10개월래 고점으로 올라선 상태이다.
올해 S&P500의 상승에는 기술주가 큰 견인 작용을 했다. 특히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로 촉발된 AI 열풍으로 인해 엔비디아 등 소수 기술주들이 급등하며 경기 둔화 우려에 막힌 증시를 끌어올렸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올해 S&P500 지수 상승의 대부분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 및 테슬라 등 소수 기술주들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제 전반의 침체 및 둔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더 이상은 소수 기술주가 멱살잡고 끌어올리는 식의 증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AI에 대한 낙관론 조차도 다가오는 실적 침체를 "막을 수 없고, 그 충격을 완화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역사적 관점에서 주가의 재무 펀더멘털을 잘 반영하는 "적절한 밸류에이션 리셋(재설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UBS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S&P500의 연말 전망치를 3800으로 제시하면서 "몇몇 소수 종목이 주도한 랠리, 성장 대형주와 기술주의 상대적으로 비싼 밸류에이션과 신용 긴축에 따른 기업 실적의 부정적 영향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수개월 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S&P500 전망치를 4000으로 유지하고 있는 씨티그룹은 해당 전망치가 '약한 침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증시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다는 조짐은 이미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마켓워치가 금융 데이터업체 LSED리퍼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말까지 총 1143억 달러(약 149조원)의 자금이 전통적 주식 펀드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동기간 중 과세 채권 펀드에는 63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물론 낙관적 증시 전망도 있다. 바클레이스는 투자자들이 기술주 편승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며 기술주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증시 전반적으로 신중한 분위기가 드리우고 있는 건 분명한 모습이다. 증시에 부채한도 협상 타결, 6월 금리 동결 전망과 같은 호재들도 있었지만 경기 둔화 우려를 비롯해 각종 악재들이 산적한 가운데 경계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JP모건은 "최악의 고비가 지나갔다는 시각은 틀렸다는 것이 증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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