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재판 변론기일을 추가로 지정하면서 한덕수 국무총리,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 주요 증인의 발언을 두고 청구인(국회 측)과 피청구인(윤 대통령 측) 측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번 주 윤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과 함께 구속 취소 심문도 열린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18일 오후 2시 9차 변론을, 20일 오후 2시 10차 변론을 진행한다. 9차 변론에선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이 각각 2시간씩 그간의 증거조사와 입장을 정리하고, 10차 변론에선 한 총리와, 조지호 경찰청장, 홍 전 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헌재는 10차 변론 첫 순서로 한 총리를 윤 대통령 측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이날 윤 대통령 측은 한 총리를 통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필요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다만 한 총리는 지난달 15일 국회에 출석해 계엄을 두고 "여러 절차상 흠결이나 실체적 흠결 등으로 봤을 때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다" "(계엄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 측에 불리한 답을 내놨다. 만일 한 총리가 탄핵심판 변론에서도 같은 기조를 이어간다면 양측 간 논쟁은 불가피하다.
또 윤 대통령 측은 한 차례 증인으로 출석했던 홍 전 차장을 이날 다시 불러 정치인 체포 지시를 놓고 질의할 예정이다. 조 청장도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이 예정돼 있지만 그간 건강상 이유(혈액암 투병)로 인해 불출석했던 터라 출석할지는 불투명하다.
윤 대통령 측은 변론을 미뤄 달라며 헌재에 연기 신청을 해 헌재가 이를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당일 오전 윤 대통령 형사재판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기 때문인데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증인신문 등과 병행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일 변경 신청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윤 대통령 측은 특정일을 지정하지 않았지만 25일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에선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다만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재판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윤 대통령이 청구한 구속 취소 여부도 함께 심문할 예정이라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해 불구속 재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최근 언론에 보도된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 수첩과 홍 전 차장 메모가 향후 비상계엄 수사와 재판 국면에서 변수가 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 전 사령관 수첩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다수 정치·사회계 인사 이름이 적혀 있고, '수거(체포)' 등 충격적 문구도 담겼다. 홍 전 차장 메모에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불러줬다는 정치인 체포 명단이 적혀 있다.
앞서 홍 전 차장은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메모 작성 상황을 구체적으로 얘기했다. 이에 대해 상관이었던 조태용 국정원장이 이후 증인으로 출석해 홍 전 차장 증언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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