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엔진 꺼진 韓경제, 연속 4분기 0% 바짝붙은 게걸음

  • -0.2%→0.1%→0.1%→올 1분기 성장도 '비관적'

  • 대외 충격, 내수 경기 하강, 구조적 둔화 '겹악재'

  • "한은 금리 인하·추경 등 경기 부양 필요성 커져"

  • 바닥난 재정 여력·좁아진 통화정책 입지도 우려

연합뉴스
[연합뉴스]

성장률이 역대 처음으로 네 분기 연속 0.1% 이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주저앉은 한국 경제 성장이 좀처럼 반등할 기미가 없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구조개혁 지연으로 잠재성장률 자체가 1%대로 떨어진 데다 관세 폭탄으로 수출이 휘청이는데 내수마저 받쳐주지 못한 탓이다. 세 가지 악재를 타개하지 못한 채 '게걸음 성장'이 지속되면 장기 경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한국은행은 "1분기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은 2월 전망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며 소폭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예고대로라면 오는 24일 발표될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를 밑돌거나 플러스(+)를 유지한다고 해도 0.1% 이하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2분기 -0.228%, 3분기 0.1%, 4분기 0.066%에 이어 네 분기째 0.1%를 넘지 못하는 '게걸음 성장'이 지속되는 것이다. 

1960년 이후 우리나라 분기 성장률이 4분기 연속 0.1% 이하에 머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굵직한 위기였던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에도 둔화했던 성장세는 곧 반등과 회복이 뒤따랐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 당시였던 2020년 1분기(-1.286%)와 2분기(-2.74%) 연속으로 뒷걸음질 쳤지만 3분기(2.209%)에 성장세를 회복한 뒤 4분기 1.574%, 2021년 1분기 1.543%, 2분기 1.344% 등 네 분기에 걸쳐 1∼2%대를 이어갔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아주경제 그래픽팀]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 -3.374%를 기록한 후에도 2009년 1분기 0.264%, 2분기 1.352%, 3분기 3.051%로 반등했다. 경제 충격의 골이 깊었던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4분기(-0.611%), 1998년 1분기(-6.714%), 2분기(-0.78%)까지 세 분기 연속 역성장했지만 3분기(1.957%), 4분기(2.493%), 1999년 1분기(3.106%), 2분기(4.338%) 등 최고 4% 넘는 분기 성장률이 이어졌다.

과거와 달리 한국 경제성장률이 0% 안팎에서 정체되는 이유는 대외 충격, 내수 경기 하강, 구조적 둔화라는 세 가지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생·고령화와 혁신 부족으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 자체가 1%대로 떨어진 상황이며 개선 없이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40년대부터는 0%대 성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관세정책과 같이 외부에서 큰 충격이 오면 기업과 가계가 상황에 대응하며 경제 활동이 지연되는 동안 정부가 금리 인하나 재정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하는데 바닥난 재정 여력과 좁아진 통화정책 운신 폭으로 이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일 때 기술적 경기 침체라고 일컫는데 이미 지난해 2분기부터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성장률 부진으로 한은 기준금리 인하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적 대응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결국 추경 규모와 시점 그리고 정부지출승수, 적자국채 규모가 중요해졌다"며 "12조원과 20조원 40조원에 각각 재정승수 0.45를 적용하면 성장률 제고 효과는 각각 0.105%포인트, 0.177%포인트, 0.353%포인트로 도출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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