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실패…'보수 재편' 상징에도 끝내 넘지 못한 벽

  • 단일화 무산 결정적…'젓가락 발언' 비판 직면

  • 20대 남성층 지지에도 여성 유권자 확보 실패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피날레 유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피날레 유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자 구도를 돌파해 대선 승리를 노렸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끝내 대통령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기성 정치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며 젊은 세대와 새로운 정치 문화를 앞세워 출마했지만, 단일화 무산과 막판 실언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며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의 가장 뚜렷한 패인은 보수 진영 단일화 무산이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이 후보는 "기득권 보수의 틀을 깰 새로운 선택지"를 강조하며 독자 노선을 고수했다. 결국 양측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로 인해 보수로 갈 표가 분산되며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달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3차 TV 토론회에서의 발언도 지지율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여성의 신체와 젓가락을 언급하며 권영국 후보에게 여성 혐오 기준에 대해 질문했는데, 이 발언은 곧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토론 직후 한국여성단체연합과 참여연대 등 24개 여성·시민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여성 혐오적 발언으로 규정하고, "공직 후보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성차별적 언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대선 기간 이 후보는 청년층 유권자 사이에서 강한 지지를 얻으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도 받는다. 기존 양당 정치에 염증을 느낀 2030 세대, 특히 정치에 대한 환멸이 큰 20대 남성층으로부터 두드러진 지지를 받았다. 전통 정치권과는 차별화된 거리 유세 방식, 감성적 언어 사용, 디지털 기반의 소통 전략은 일부 유권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고, 이에 힘입어 선거 초반에는 지지율 10~15%대를 목표로 설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도층과 여성 유권자 확보에 실패하며 외연 확장에 한계를 드러냈다. 개혁 이미지와 청년 아이콘으로서의 상징성은 분명했지만, 전략적 연합의 부재와 반복된 말 실수는 대선 후보로서의 정치적 무게감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이 후보는 대권 입성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젊은 세대의 정치적 욕구를 대변하는 인물로 부상했다고 평가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2030 젊은 표심을 공략해 존재감을 키우면서 향후 지지층 확장을 위한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내년 지방선거 등에서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국민과 약속을 끝까지 지켰고 대통령 선거를 당당히 완주했다”며 “개혁신당은 이제 말뿐인 신당이 아니라, 실제로 큰 선거를 치러낼 역량과 결기를 갖춘 정당임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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