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2020=100)로 1년 전보다 2.2% 올랐다. 올해 1~4월 2% 초반에서 횡보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1.9%) 1%대에 진입했지만 6월 들어 다시 2%대에 접어들었다.
먹거리 물가가 전체 물가 상승세를 이끈 가운데 가공식품 물가 오름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4.6% 오르며 5월(4.1%)에 비해 상승 폭이 확대됐다. 2023년 11월(5.1%)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것이다. 가공식품을 구성하는 73개 품목 중 62개 품목 가격이 올랐다.
특히 라면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6.9% 올랐다. 2023년 9월(7.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다. 박병선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최근 출고가 인상이 순차적으로 반영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락 기조를 보이던 석유류 가격은 다시 오르고 있다. 6월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0.3% 올랐다. 지난 4~5월 하락세를 보이다가 상승 전환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물가는 2.1%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2.8%) 상승률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가 연초에 내다본 연간 물가 상승률 예상치인 1.8%는 웃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하반기 물가 상승 요소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경기 활성화와 소비 진작을 위해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회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9조5000억원가량이 순증됐다. 통상 정부의 재정 지출이 늘어나면 물가가 오르는 만큼 하반기 물가 안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인한 물가 상방 압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치상 2% 내외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체감물가가 높은 상황"이라며 "경기가 어렵고 내수가 부진한 만큼 추경으로 인한 물가 상승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도 비슷하게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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