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현 룰라 정부를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브라질 사법부 인사들의 비자를 취소했다. 이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양국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 등에 대한 미국 입국 비자 취소 조치에 대해 “자의적”이고 “근거없다”고 비판했다.
자모라이스 대법관은 2023년 1월 8일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이 벌인 대선 결과 불복 난동 사건을 수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보우소나루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고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이에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전날 브라질의 지모라이스 대법관과 그 직계가족, 대법원 내 지모라이스 대법관 측근 등의 미국 입국 비자를 취소할 것을 명령했다. 루비오 장관은 지모라이스 대법관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정치적 마녀사냥”을 벌여 브라질인의 기본적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그 누구에게서 오는 어떤 형태의 위협과 협박도 민주적 법치를 영구적으로 수호하고 지탱할 브라질의 권력과 제도의 가장 중요한 임무를 더럽히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와 공개서한을 통해 ‘브라질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강경 우파 성향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2019~2021년 재임)을 지지하면서 룰라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에 50% 상호관세 부과를 명시한 서한을 보내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재판 중인 상황이 “국제적인 불명예”라면서 “이 재판은 열려서는 안 된다. 마녀사냥은 즉시 끝나야 한다”고 썼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서한을 보낸 국가들 중 가장 높은 관세로,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브라질 역시 미국에 50%의 보복관세를 매길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룰라 현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국방·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권력 유지를 위한 각종 계획을 실행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브라질은 중국, 인도 등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미국의 대체 시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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