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

  • 한국어 원작 소설 중 최초…김혜순 시집 '날개 환상통' 이후 두번째

  • 미국 대표하는 권위있는 상으로 꼽혀

  • "예술적 소설, 묘한 분위기 자아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작가 한강 씨를 선정했다 20241017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지난 2024년 10월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10.17[사진=사진공동취재단]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영어 제목 'We Do Not Part')가 미국의 권위 있는 도서상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받았다. 한국어 원작 소설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년 출간 도서 시상식에서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가 번역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을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것은 2024년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 환상통>(영어제목 'Phantom Pain Wing) 수상 이후 두 번째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은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권위 있는 도서상으로 꼽힌다. 미국 언론·출판계에서 활동하는 도서평론가들이 매년 영어로 출판된 최우수 도서를 선정해, 엄격한 기준을 바탕으로 소설, 논픽션, 전기, 자서전, 시, 비평 등 6개 분야별 최고 도서를 선정한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시상식에서 한강 작가의 수상을 발표하며 "제주 4.3 사건의 여파가 남긴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며 "상실 속에서 창조와 진실에 대해 천착한 고찰"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 예술적인 소설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압도적인 꿈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고 덧붙였다.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영어제목 We Do Not Part이 미국의 권위 있는 도서상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받았다 사진펭귄랜덤하우스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영어제목 'We Do Not Part')이 미국의 권위 있는 도서상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받았다. [사진=펭귄랜덤하우스]

한강 작가는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출판사 편집장이 대독한 수상 소감을 통해 "이 책을 위해 내 모국어인 한국어에서 영어로 놀라운 연결을 만들어준 두 번역자,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에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여전히 우리 안에 깜빡이는 빛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다”며 “그리고 그 빛을 굳건히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헤더 스콧 파팅턴은 뉴욕타임스(NYT)에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해 “눈부실 정도의 우울함, 황량한 날씨, 속삭이는 듯한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분위기 있고 강렬한 꿈처럼 오래 여운을 남긴다”고 평가했다.

현지 주요 매체들도 이번 수상 소식을 비중 있게 전하며, 한강이 작품에서 다룬 제주 4·3 사건에 대해 “한국 본토 남쪽 섬인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으로, 수천명이 희생된 사건”이라고 소개하는 등 해당 사건이 지닌 역사적 배경과 문학적 의미를 함께 조명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강 작가가 2016년 <채식주의자>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이후 5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와 더불어 한강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제주 4·3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에서 그려낸 이 소설은 주인공 경하가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한 친구 인선의 제주도 집을 찾아 어머니 정심의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줄거리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지난 2023년 11월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한국 작품 최초로 수상한 데 이어, 에밀 기사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다. 또한 일본어판('別れを告げない')의 번역가이자 시인인 사이토 마리코는 일본 요미우리문학상 연구·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출판계에서는 한강 작가의 이번 수상을 계기로 문학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이른바 ‘한강 신드롬’이 확산하며 소설 부문이 약진하는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2024~2025년 2년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는 등 소설 작품 전반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한편, 한강 작가는 오는 5월 열리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도 참여한다. 이번 전시에서 펠로우로 초청된 그는 조각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한국관 참여 작가 중 한명인 노혜리 작가는 “한강 작가는 퓨너럴(Funeral)이라는 조각 작품을 만드셨고, 그 작업이 제 작업과 전시될 예정”이라며 “공동체가 사람만 살린 게 아니라, 사람도 많이 죽였다. 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퓨너럴’은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모티브가 된 꿈속 장면을 조각으로 구현작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도록 대신 발간되는 선집 1권과 2권에는 <작별하지 않는다>의 1·2페이지를 비롯해 한강 작가의 글이 실릴 예정이다. 다만, 한강 작가는 현재로서는 전시 오프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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