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부정선거 수사단을 구성하기 위해 군 정보기관 요원들의 명단을 무단으로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장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앞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특검팀)은 김 전 장관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지난 2024년 10월에서 11월 사이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 등 군 관계자들과 공모해 정보사 특수임무대(HID) 요원 등 약 40명의 명단을 민간인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무단 전달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아울러 김 전 장관이 노 전 사령관과 함께 이 명단을 바탕으로 비상계엄 상황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제2수사단'을 구성하려 했다는 특검팀의 수사 결과 역시 사실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서 군사기밀 및 군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해 국가 안보질서를 확립할 의무가 있었고, 누구보다 특수임무요원의 임무사항의 보호 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을 거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군의 지휘체계를 이용해 민간인인 노상원이 자유롭게 정보사 요원들의 인적사항에 접근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범행은 아무런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계엄이 선포 단계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동력 중 하나가 됐다"며 "단순한 군기누설이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만으로만 볼 수 없는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라는 중대하고 엄중한 결과를 야기했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김 전 장관 측이 현재까지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시했다.
또한 재판부는 김 전 장관 측이 해당 공소사실이 이미 별도로 기소된 내란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과 중복되는 '이중기소'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죄와 군사기밀누설죄는 구성요건이 다른 별개의 범죄"라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선고 직후 변호인을 통한 입장문에서 "군사 비밀로 지정되거나 관리되지도 않은 것을 비밀이라 규정했다"며 "군인들의 임무 수행 전부를 정권의 입맛대로 처벌할 수 있게 한 잘못된 판결"이라고 주장한 뒤 항소 의사를 밝혔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이번 판결 외에도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 혐의로 올해 2월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또한 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지시한 혐의(일반이적 등)로도 기소돼 지난 12일 1심에서 또 한 번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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