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판매시장 경쟁축이 설계사 수와 수수료에서 고객 데이터베이스(DB)로 이동하고 있다. 대규모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 기업이 기존 고객 접점을 보험 상담으로 확장하는 가운데 보험사들도 자체 고객 정보를 설계사에게 공급하는 전담 조직을 잇달아 가동하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고객 DB를 기반으로 영업하는 ‘TC(Total Consultant)지점’을 출범했다. 소속 설계사에게 △1년 차 월 30건 △2년 차 20건 △3년 차 10건씩 고객 DB를 3년간 총 720건 제공한다. 하나손해보험도 이달 초 TC지점을 열고 설계사에게 3년 동안 매월 30건씩 DB를 공급하기로 했다. 외부에서 구매한 가망고객 정보가 아닌 마케팅 활용에 동의한 기존 계약자 데이터를 활용해 추가 보장이나 다른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보험사들이 DB 영업을 강화하는 것은 대규모 회원 기반을 갖춘 플랫폼 기업이 보험 판매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고 있어서다. 토스의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는 소속 설계사가 3000명을 넘어서며 초대형 GA 반열에 올랐다. 토스 앱에서 보험 상담을 신청한 이용자를 설계사에게 연결하는 구조가 성장 기반으로 꼽힌다.
세금 환급 플랫폼 삼쩜삼도 보험 판매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는 GA 등록을 마치고 관련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삼쩜삼은 2450만명 회원과 세금 환급 과정에서 형성한 고객 접점을 보험 진단과 상품 상담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달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도 ‘1200%룰’이 적용된 점도 DB 경쟁을 키우는 요인이다. 1200%룰은 계약 첫해 지급되는 판매수수료와 정착지원금 등을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한다. 고액 현금성 지원을 앞세운 설계사 영입이 어려워지면서 고객 DB와 교육, 디지털 영업체계 등 영업 기반을 제공하는 역량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다만 회원이나 계약자를 많이 보유한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상담 동의 여부와 계약 전환율, 정보의 정확성, 계약 유지율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보험 판매시장 주도권은 질 높은 DB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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