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효과 제시에도 멈춰선 CPTPP…농어업계 반발에 또다시 표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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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신문]
정부가 추진 중이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이 암초를 만났다. CPTPP 가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공개하고 업종별 의견수렴까지 진행하고 있지만 연내 가입 신청을 접으면서 논의가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농어업계 반발을 넘지 못한 채 가입 시점마저 기약하기 어려워지면서 CPTPP 추진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CPTPP 가입을 연내 신청하지 않도록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올해 11월 열리는 CPTPP 장관회의에서 한국의 가입 문제가 논의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달 중순에는 관련 절차에 나서야 하지만 사실상 관련 일정이 멈춰선 셈이다. 

정부가 CPTPP 가입에 따른 경제적 득실을 공개한 지 불과 열흘여 만이다. 산업통상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달 28일 경제적 영향분석 잠정 결과를 내놨다. 저부 분석 결과 CPTPP 발효 10년 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미가입 때보다 0.38%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CPTPP 발효 이후 15년간 제조업 기반 생산파급효과는 연평균 6조3000억~6조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기반 생산파급효과는 1조1000억~1조2000억원으로 분석됐다.

반면 시장 개방에 따른 농림수산업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농업 생산은 협정 발효 후 15년간 연평균 7100억원 줄고 임업은 606억원, 수산업은 817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세 분야를 합친 생산 감소 규모는 연평균 약 8500억원이다.

정부는 피해가 예상되는 농어업계 등을 상대로 설명회와 간담회를 이어가는 동시에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의 의견도 수렴해왔다. 산업부는 지난 2일 제조업계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8일에는 유통·금융·콘텐츠·지식재산권 업계와도 만났다. 당시까지만 해도 정부는 CPTPP 가입 신청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라며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농어업계 피해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연내 신청에 제동을 걸면서 향후 추진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청와대는 CPTPP를 급변하는 국제 통상질서에서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선택지라고 밝혀 가입 검토 자체를 철회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CPTPP를 둘러싼 논의가 이미 수년째 비슷한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2년에도 CPTPP 가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고 공청회까지 개최한 뒤 가입 추진계획을 공식 의결한 바 있다. 당시에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가입을 신청한다는 방침까지 세웠지만 실제 신청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번에도 경제성장과 제조업 생산 확대라는 기대효과를 확인했지만 농어업 피해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가입 논의가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별도의 재추진 시한을 두지 말라고 주문한 만큼 농어업계와의 피해대책 협의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가입 신청 시점을 다시 설정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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