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 4층 허용에도 19세대 상한 그대로…주차장이 공급 변수

  • 12일부터 면적 660→1000㎡·층수 3→4층 완화

  • 서울 다가구 착공 21.5% 감소…좁은 필지는 주차·공사비 부담

정부가 다가구주택 층수 제한을 완화한 가운데 주차장 관련 규제 정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유대길 기자
정부가 다가구주택 층수 제한을 완화한 가운데 주차장 관련 규제 정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유대길 기자]

정부가 오는 12일부터 다가구주택을 한 층 더 지을 수 있도록 건축 기준을 완화한다. 다만 한 대지당 19세대 상한은 유지되고 주차공간 확보도 쉽지 않아 실제 공급 확대 효과는 대지 여건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국무회의에서 다세대·다가구주택의 건축 기준을 완화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다가구주택의 주거용 층수 제한을 3개 층 이하에서 4개 층 이하로, 다세대·다가구주택의 주거용 바닥면적 합계 기준을 660㎡ 이하에서 1000㎡ 미만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다만 다가구주택의 19세대 상한은 그대로다. 이미 19세대를 채운 건물은 가구 수를 늘릴 수 없지만, 기존 건축 기준 때문에 용적률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던 중·대규모 대지에서는 주거면적을 넓히거나 가구를 추가할 여지가 생긴다. 국토부도 이들 대지에서 증축과 재건축을 통한 공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서울에서는 다가구주택 공급이 위축된 상태다. 본지가 국토부 주택건설실적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서울 다가구주택 착공은 248가구로 전년 동기(316가구)보다 21.5% 줄었다. 인허가도 334가구에서 314가구로 6%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다세대주택 착공은 67.9%, 인허가는 67.6% 증가했다.

문제는 건축할 수 있는 면적이 늘더라도 필요한 주차공간까지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다가구주택은 전용면적 합계에 따라 주차대수를 산정하면서 30㎡ 이하 세대는 최소 0.5대, 30㎡ 초과~60㎡ 이하 세대는 최소 0.8대를 확보해야 한다. 가구 수나 주거면적을 늘릴 때 추가 주차공간이 필요할 수 있는 셈이다.

대한건축사협회는 중·대규모 대지에서는 공급 확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좁은 필지에서는 주차공간 확보가 실제 건축 규모를 결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제도개선은 소규모 주택의 규모를 키워 공급 기반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실질적인 공급 확대와 건축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주차장 등 관련 규제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도심 노후 저층 주거지는 필지 규모가 작고 도로 여건이 열악해 주차장 설치가 건축 규모를 결정하는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계식주차장이나 지하주차장을 설치하면 공사비가 늘어 사업성이 떨어지고, 그 부담이 분양가나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차장 설치기준을 일률적으로 낮추기도 어렵다. 함 랩장은 “대중교통 접근성이나 지역별 차량 보유율, 도로 여건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역세권은 주차 기준을 합리적으로 완화하고 차량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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