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분리해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11일 선진국처럼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사망률 통계를 따로 산출한 후 이를 근거로 보험료를 차등 부과하는 방안을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상 상품은 종신과 정기보험 같은 보장성 보험이며, 연금 등은 해당하지 않는다.
현재 보험사들은 1년 이상 흡연을 한 경험이 없고, 혈압은 수축기 140mmhg 미만, 이완기 90mmhg 미만, 체질량지수(BMI)는 17∼26에 포함되는 등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된 경우 '우량체'로 인정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을 채택, 보험료에 차등을 두고 있다.
그러나 흡연 여부에 따른 보험료 차등은 흡연이라는 한 가지 요인만으로 보험료를 책정하게 되는 것이어서 차이가 있다.
또 현재는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통합된 사망률 통계가 쓰이고 있지만 이를 분리해 별도의 통계를 작성한 뒤 보험 가입 때 적용하게 된다.
국내에는 아직 분리된 통계가 없지만 이 통계가 있는 미국의 경우 50세 남성 흡연자의 1000명당 사망자 수가 5.71명인 데 비해 50세 비흡연자의 사망자 수는 2.48명으로 절반 수준이다.
50세 여성의 경우도 1000명당 사망자 수가 1.77명(비흡연자) 대 3.80명(흡연자)으로 흡연자의 사망률이 두 배가량 높다.
미국은 이러한 통계를 근거로 해 보험료를 산출, 비흡연자의 보험료가 흡연자보다 약 30~40%(정기보험 기준) 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젊을 때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사망률이 비슷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격차가 벌어진다"며 "이미 미국과 호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보험료를 차등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보험료 차등화를 도입키로 한 것은 국내 흡연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 흡연율은 52%였으나 2007년 42%로 떨어졌다. 미국의 경우도 1965년 52%였던 남성 흡연율이 1975년 44%, 1980년 38%로 낮아지면서 비흡연자들 사이에 자신들의 보험료로 흡연자의 보험금을 충당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인식이 퍼졌으며, 이후 흡연 여부에 따른 보험료 차등화가 정착됐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료를 차등화하면 '나는 건강해서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유인력을 높일 수 있다"며 "가입자 입장에서도 비흡연자는 일종의 '우대'를 받으면서 보험료 부담을 덜게 되며, 동시에 금연을 확산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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