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험에 짓눌린 손보사…수익성 악화 우려

손해보험사들의 재보험료 지출 비중이 너무 높아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보험 출재를 늘려 보험료 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손보사들의 출재보험료 비중이 최고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온라인 다이렉트 보험사 등 중소형 손보사의 경우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재보험료란 보험사가 보험사고 발생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지급한 보험료를 말한다.

에르고다음다이렉트의 원수보험료(보험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와 출재보험료 규모는 각각 2440억원과 1145억원으로 출재 비중은 47%에 달했다.

거둬들인 보험료 중 절반 가량을 재보험에 가입하는데 쓴 셈이다.

교보AXA의 출재 비중은 29%,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30%를 기록했다.

중소형 손보사들은 재보험 출재 비중이 높아지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지급여력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다이렉트 보험업계 관계자는 "출재보험료가 늘어나면 수수료 지급액도 증가해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그러나 신설 보험사 입장에서는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기 위해 재보험 가입을 늘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데는 자본금을 확충하거나 보험료 규모를 줄이는 2가지 방법이 있다"며 "출재 비중이 높아지면 보험료 규모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손보사들이 사고 발생에 따른 위험을 과도하게 회피하고 있는 것도 재보험 출재 비중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대형 손보사들의 출재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화재의 출재보험료는 78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3억원 증가했으며, 출재 비중도 7.4%에서 8.0%로 높아졌다.

현대해상은 출재보험료가 전년 대비 682억원 늘어났으며 출재 비중은 0.2%포인트 상승했다. LIG손보와 동부화재의 출재보험료도 각각 444억원과 222억원 증가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국내 손보사들의 재보험 출재 비중이 매년 10%포인트 이상 증가하고 있다"며 "출재보험료 증가는 경영 악화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급여력비율을 맞추기 위해 출재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손보사들이 있다"며 "출재 비중이 너무 높으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영 전략상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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