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남북 관계는 경색 상태지만 김 전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이 많은 기여를 한 인물인 데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으로 대화 계기가 마련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북측의 조문단 파견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과거 북한은 문익환 목사와 정주영 회장 사망 당시 직접 조문단을 보내 조의를 표한 적이 있다.
지난 1994년 1월 18일 문익환 목사가 사망하자 북측은 이튿날 김일성 주석 명의의 조전을 유가족 측에 전달하고 그 다음날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 주석의 개인적인 조의 표명 소식을 보도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전 회장 사망 당시(2001년 3월 21일)에도 이튿날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이 유가족 앞으로 전달됐고, 23일 중앙통신이 이 사실을 보도했다.
또 24일 송호경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4명의 조문단이 빈소를 방문해 김 국방위원장의 조전과 조화를 전달하기도 했다.
정몽헌 현대아산 전 회장이 사망당시(2003년 8월 4일)에는 1주일 후인 11일 금강산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송호경 아태부위원장이 참석, 추모사를 낭독했다.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사망한 당시(2006년)에는 이철 북한 대표부 대사가 제네바 노트르담 성당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북한은 또 김양무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상임부의장 사망(2000년 1월 26일)와 이옥순 범민련 부의장이 사망했을 때(2000년 1월), 신창균 범민련 공동의장이 사망했을 때(2005년 3월 5일) 각각 조문을 보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5월 23일 서거했을 때는 북한의 조문단은 없었지만 서거 하루 만에 서거소식을 보도하고 서거 이틀 뒤인 25일 김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인 2007년 10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남측 정상으로서는 두 번째로 정상회담을 갖고 역사적인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10ㆍ4선언'을 발표한 데 기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북한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조문단을 파견해 '예우'를 갖출 가능성이 높다.
김 전 대통령은 2002년 첫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6·15 남북공동선언을 이끌어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6·15 남북공동선언'이 북측에서는 '통일의 이정표'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현 회장의 방북으로 남북대화 계기가 만들어진 점도 조문단 파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우리도 북측 주요인사 부고 때 개인적인 애도 표명이나 전통문을 통한 조의 표명 등을 해왔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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