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무역부문의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종합상사가 ‘소리 없이 호재’를 외치고 있다.
자원개발은 물론 원자재 무역을 하는 상사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이 영업이익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를 모양새다. 하지만 수출주력의 타 업종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원가상승이 불가피하다. 상사들이 표정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은 1·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3.3% 증가할 전망이다. LG상사의 1·4분기 무역부문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 주익찬 연구원은 “무역업에서 마진은 물량확대 또는 제품가격과 연동 된다”며 “최근 원자재가격 상승을 종합상사 입장에서 보면 작년에 80달러였던 제품을 올해는 100달러에 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관세 등을 제외한 종합상사의 마진율은 1.5% 정도인데 취급하던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면 영업이익도 따라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주 연구원은 “대우인터 매출액의 60%는 철강, 철강원료, 금속, 비철 부문으로 철강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9%정도 오는 덕분에 영업이익이 6.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LG상사의 경우 주 연구원은 “상품가격 상승으로 무역부문의 세전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억원 증가한 19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LG상사 관계자는 “상품가격 상승이 영업이익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업황이 좋아지고 있지만 무역부문의 이익 상승폭이 눈에 띌 정도로 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철광석과 구리, 니켈 등 주요 광물 가격은 전 달에 비해 최고 18%까지 올랐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상승폭은 더 크다. 지식경제부는 1년 전에 비해 철광석은 86%,구리와 니켈은 각각 95%,150% 오른 것으로 파악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완제품의 수출경쟁력에 악영향을 준다. 우리나라의 원자재 해외의존도가 96%에 이르고, 국내 총수입 중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60%가 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수출 경쟁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대로 종합상사의 경우는 이 같은 환경변화가 우호적이다. 영업이익 증가기대뿐만 아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배경이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는 점에서 무역시장에 봄이 온 셈이기 때문이다.
종합상사의 올해 전망과 관련해 한양증권 김승원 연구원은 “신흥시장에 이어 미국의 경기회복 기조와 함께 올해 무역부문 트레이딩 규모는 확대될 개연성이 높다”며 “트레이딩 볼륨의 증가와 원자재 가격 효과가 환율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봤다.
lazyhand@naver.com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