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요즘 동전을 사용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버스를 탈 때 10원짜리 동전 100개나 50원짜리 20개를 내미는 승객이 있을까. 껌을 살 때 100원짜리 동전으로 지불하는 고객이 있을까.
신용카드와 핸드폰 등 전자결제가 확대되면서 무겁고 부피가 큰 동전이 홀대받고 있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주화 발행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왜 그럴까.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주화는 총 1조8388억원(3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7425억원보다 5.53%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000년 주화 발행액이 9256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년새 2배나 불어난 것이다.
3월 말 기준 주화 발행액은 2006년 1조4953억원에서 2007년 1조5680억원, 2008년 1조6881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카드결제 활성화와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동전 발행량이 늘고 있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막대한 양의 동전을 저금통이나 책상 서랍 등에 방치해 두고 있기 때문이다.
동전의 유통량이 줄면 정작 동전을 필요로 하는 소매업체 등은 동전 품귀 현상에 시달리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한은은 매달 새 주화를 발행한다.
하대성 한은 발권기획팀 차장은 "동전을 쓸 데가 없는 것 같지만 동네 수퍼마켓 등에서는 여전히 동전이 필요하다"며 "소매업체에 일정량의 동전을 공급하기 위해 발행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동전을 시장에 새로 공급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동전 주조 비용은 구리·아연 등 원자재 가격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연간 100억~150억원 수준이다.
결국 동전의 유통 정체가 낭비를 부르고 있는 셈이다.
한편 한은은 이 같은 악순환을 막기 위해 동전사용과 지폐교환을 독려하는 범 국민 캠페인을 다음달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하 차장은 "지폐의 경우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동전은 집 안에서 잠자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동전을 조금이라도 적게 발행하기 위해 범 국민 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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