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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 15개 샀는데 17만원?…무서운 장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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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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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 울리는 물가한파

   
 
 
(아주경제 김선환·이광효·권영은 기자)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끝났음에도 '물가한파'는 여전히 서민경제를 옭죄고 있다.

요즈음 물가가 폭등하고 있는 품목들은 무와 배추, 생선과 같이 서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본지가 25일 서울의 재래시장 2곳과 대형마트 1곳을 찾아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의류나 생활물품 등 공업제품의 물가 변동률은 낮았지만 무ㆍ배추 같은 농산물과 생선 등 신선식품 물가는 수직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외국계 대형마트에 쇼핑을 나온 주부 김모씨(62)는 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랐다. 별 걸 사지도 않았는데 합계된 금액이 10만원을 훌쩍 넘었던 것. 과일과 고기, 야채, 생필품 등 15개 상품을 샀을 뿐인데 영수증에 찍힌 숫자는 17만4240원이었다.

평소에는 잘 사지 않는 맥주와 아이들 장난감, 군것질거리를 제외하더라도 11만6890원이 나왔다.

김씨는 "꼭 필요해서 산 상추와 표고버섯, 콩나물, 돼지고기, 샴푸 등만 계산해봐도 10만원이 훌쩍 넘어요. 한번 장을 볼 때마다 이러니 마트에 오기도 무서워요"라고 말했다.

강북구 소재 이마트 길음점에서도 갈치와 고등어가 지난해보다 50% 정도, 국산 딸기와 참외는 20% 오른 가격으로 거래됐다. 야채값도 많이 올라 양파는 90%나 가격이 급상승했다.

은평구 응암동 대림시장의 농산물 할인매장 주인은 "배추의 경우 전남 해남에서 들여오는데 지난 겨울이 예년에 비해 매우 추웠고 갑자기 추워진 날이 많았던 관계로 작황이 형편없었다"고 말했다.

한 생선가게 주인도 "기후변화로 바닷물이 차가워져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다더라"고 말했다.

실제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한파에 따른 수확량 감소가 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의 평균기온은 -1.6℃, 평균 최고기온은 3.8℃, 평균 최저기온은 -6.5℃로 평년보다 각각 0.6℃, 0.5℃, 0.9℃가 낮았다.

하루 중 최저기온이 -10℃ 이하인 날은 7.7일, 하루 중 최고기온이 0℃ 미만인 말은 6.9일로 평년보다 각각 1.3일, 1.7일이 많았다.

이는 정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2010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농산물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 수산물은 9.2% 올랐다.

축산물을 제외한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7% 상승하는 등 전체 물가상승률(2.7%)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1~3월 합산)로는 무려 7.5%나 폭등했다.

경기침체를 겪었던 지난해 같은 달(4.3%)과 비교해서도 3.2%포인트나 높아 신선식품 물가앙등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드러난다.

그러나 이는 난방비 등 석유류제품(11%) 급등에도 공업제품(3%)과 서비스요금(1.8%)이 안정세를 보인 것과 크게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이들 가격 안정이 서민들에게 오히려 위안이 됐을 정도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은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양극화 심화로 서민들은 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러한 때 비록 자연적인 이유에 의한 것이라도 물가폭등까지 겹치면 서민들의 불만이 폭발해 큰 사회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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