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며 기아차 등이 외국인의 매도 상위종목에 오르는 등, 최근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자동차주에 미 자동차 시장 회복과 제너럴모터스(GM) 공모 효과가 '반짝'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투자업계와 따르면, 지난 주말 미 자동차 업계에는 포드의 '깜짝 실적' 발표와 GM의 재상장 소식이 있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각각 2.19%, 4.93% 급등했다. 현대모비스는 3.59% 올랐다.
그동안 자동차주들은 하반기 글로벌 수요 부진 우려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이날은 글로벌 훈풍이 분 것이다.
포드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47억달러로 12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분기 순이익은 26억 달러로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를 66% 초과 달성한 어닝서프라이즈였다. 포드는 이날 5.21% 급등한 12.72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7월 이후 상승율이 26.2%에 달한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7월 주가 상승율은 폭스바겐이 6.4%, 르노는 14.1%, BMW가 6.9%, PSA가 14.9% 등 양호한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지난 19일 피치는 폭스바겐ㆍ르노ㆍPSAㆍ벤츠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신용전망을 상향했다.
KB투자증권 신정관 연구원은 "이 같은 실적 상승에는 신차 수요 증가가 크게 한몫을 한 것 보인다"며 "이 기간 포드는 북미에서 62만5000대의 승용차 및 트럭을 생산해 전년대비 39% 성장세를 시현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도 양호하다.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7월 미국 자동차 판매는 1220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폐차지원 프로그램에 의해 판매촉진이 일어났던 시기보다도 4% 높은 수치다.
한편, 신 연구원은 "세계 자동차 업계의 상징적인 존재인 GM이 10월경 상장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의 낙관론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9년 미국 정부는 총 500억불의 구제금융을 통해 GM의 지분을 61% 보유하고 있다. 그 중 67억달러의 융자금은 GM으로부터 회수하였다. 당시 주가가 급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미 정부가 구제금융을 전액 회수하기 위해서 공모가 총액은 약 6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달 셋째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GM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315억달러와 순익 8억6500만 달러로 11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2분기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현재 GM의 시가총액은 역사적으로 1999년 5월 613억불에 근접해 있다며 이번 공모(IPO)를 통해 640~900억불 규모가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반면, 상반기 미국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6.8% 성장의 호조세를 보였음에도 질적인 수준에서 견조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안상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종소비자가 상업용 수요에 의해 견인된 점, 평균 차량 구입연령이 여전히 높고, 차량구입가격대비 소득수준이 작년 대비 낮아지고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그는 올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 전망에 대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할 것이라 예측했다.
부동산 가격과 주식시장 불안으로 자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작년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미뤘던 수요가 올 상반기 대부분 소진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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