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는 3년전 시작된 D램업계의 치킨게임과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았다. 해외 경쟁사들이 파산하고 적자에 허덕이는 동안 빠르게 체력을 회복했고, 여전히 세계 정상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올해들어서는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사상 최고 수준의 수익도 거두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주요기업들은 하이닉스 인수 의향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때 효성그룹이 인수를 시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장기적 관점의 투자와 결단이 필요한 반도체 산업에서 하이닉스가 뚜렷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주인없이 독자적으로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이미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신라인 건설을 시작했다. 여기에 D램 나노공정을 가속화하며 다시 한번 D램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번 경쟁에서 다시 한번 승리하기 위해서는 하이닉스의 주인찾기가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
반도체 산업은 매년 수조원에 달하는 유지비와 그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아울러 수년 주기로 반도체 가격이 널뛰기를 해 불황의 시기에는 큰 폭의 적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이닉스가 기업 매매 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불황기에 적자 폭을 최소화하고, 호황기에 큰 폭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음을 입증했다.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내 주요기업들의 시선이 하이닉스를 향해야 할 이유는 이것만이 아니다.
하이닉스의 구형 라인은 태양광 산업에 바로 사용될 수 있다. 최근 국내 대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태양광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에게 기존 하이닉스의 생산라인은 태양광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다.
아울러 반도체 수율(불량율의 반대의미) 부분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D램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50%에 달한다.
기존 반도체 사업에서의 경쟁력도 수준급이다. 삼성전자의 미세화 기술에 가장 근접한 것이 하이닉스다.
태양광 사업에 적극적인 기업과 반도체 부문에 대한 수요가 있는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꾸려 하이닉스를 공동 경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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