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5대도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장바구니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전과 비교할 때 지출이 가장 크게 늘어난 품목은?’이라는 질문에 소비자의 49.0%가 농산물이라고 답했고 이어 축산물(36.2%), 유제품(22.6%) 순이었다. 반면, 지출 감소품목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0.9%가 과자, 25.1%는 즉석식품, 20.9%는 주류를 꼽았다.
연령대별로 50대의 62.3%가 ‘농산물의 지출비용이 지난해 보다 많이 든다’고 답한 반면, ‘즉석식품에 대한 지출이 줄었다’는 31.7%에 달했다. 40대의 경우 축산물 지출을 늘렸다는 비중이 46.7%, 대신 주류를 줄였다는 비중은 28.7%였다. 30대는 유제품 지출을 늘리고(27.7%), 과자의 비중을 줄였다(33.8%).
이에 대해 대한상의측은 “농축산물의 경우 가격이 다소 오르더라도 소비를 쉽게 줄이지 않지만, 당장 없어도 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기호식품의 경우 가격이 오르면 소비를 자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고물가로 특별할인, 1+1 행사 등 매장 내 가격할인 이벤트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응답은 87.3%로 나타났고 ‘비슷하다’거나 ‘덜 활용했다’는 응답은 각각 10.1%, 2.6%에 그쳤다.
유통업체 자체브랜드인 PB(Private Brand) 상품을 찾는 발길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1.2%가 ‘전년 대비 PB상품 구입을 늘렸다’고 답했으며, ‘줄였다’는 응답은 14.0%에 머물렀다.
식탁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가격에 민감한 구매자들을 중심으로 ‘실속형’ 소비추세가 정착한 것으로 상의측은 판단했다.
실제로 주요 대형마트의 경우 올 1~3월 PB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20~40% 증가했다. 편의점에서도 음료수, 라면 등의 자체 상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일부 품목에서는 최근 3개월 매출신장률이 70%를 웃돌기도 했다.
‘작년과 비교해 장바구니 비용이 늘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84.0%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대형마트(53.5%)와 온라인쇼핑몰(25.1%) 등 비교적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는 업태들을 작년에 비해 더 자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압박에 따른 외식비용 증가로 소비자들은 외식횟수를 줄이는 대신 집에서 직접 음식을 해 먹는 빈도가 많아지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작년보다 외식을 줄였다’는 응답자가 60.9%에 달한 반면, ‘늘렸다’는 응답은 11.2%에 그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세로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났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유통업계가 제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믿을 수 있고 저렴한 상품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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