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채소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물가상승의 고삐를 늦췄지만 집세와 외식비, 석유류, 가공식품 등의 상승세가 여전해 물가상승 분위기 자체는 수그러들지 않았다는 평가다.
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1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월보다 0.5%p 하락한 4.2%를 기록했다.
이로써 소비자물가는 올 1월 4.1%, 2월 4.5%, 3월 4.7%에 이어 4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보였다.
물가상승률이 다소 완화된데는 무엇보다 신선채소 가격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신선채소는 전년 동월비로는 9.8%, 전월 대비로는 14.3% 떨어져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농축수산물도 전월대비 1.8% 떨어지면서 하락세에 힘을 보탰다. 수산물은 전월 대비 1.2% 올랐지만, 농산물과 축산물은 전월대비 각각 3.0%, 0.8% 떨어졌다.
하지만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3.2%, 전월대비 0.2% 올라 여전히 상승세를 보였다.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로는 4.1% 상승했지만, 전월 대비 소폭(0.2%)하락했다.
식품은 전월 대비 0.6% 떨어졌지만 식품이외는 전월대비 변동이 없었다.
신선식품지수 가운데 신선채소 가격은 하락세가 뚜렷했지만 신선과실은 전월 대비 4.4%, 전년 동월대비 24.1% 각각 상승했다.
기타 신선식품도 전월대비 0.7%, 전년 동월대비 64.0% 각각 올랐다.
지출목적별 동향을 보면 집세와 개인서비스는 여전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외식·숙박 부문은 전월 대비 0.5%, 주거 및 수도·광열 부문은 전세·등유가 올라 0.4% 상승했다.
보건의료 부문도 0.3% 상승, 교통과 교육부문도 0.2%씩 올랐고 의복·신발과 교양·오락부문도 각각 0.1%씩 상승했다.
전년 동월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부문이 7.6%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기타잡비와 교통부문도 각각 7.1%, 7.0%로 모두 상승했다.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비로는 4.6%, 전월비로는 0.3% 상승했다.
국제원당 가격이 상승(전년 동월비 56.9%)하면서 설탕은 전년 동월비 21.4% 올랐다. 빙과와 비스킷도 각각 30.6%, 9.4% 올랐다.
소금은 천일염 생산이 평년 대비 60%가까이 급감하면서 12.1%나 올랐다.
4월 외식비는 전년 동월비 3.3%, 전월비 0.5% 인상됐다.
삼겹살과 돼지갈비, 냉면의 인상폭이 크지만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상태다.
집세는 전년 동월비 3.5%, 전월비 0.5% 상승하는 등 전세가격 강세로 전월에 이어 상승세를 지속했다.
공공서비스는 공공요금 동결 효과로 전월 대비 변동폭이 없었으며 전년 동월비로는 0.5%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인하, 효과 미미해
정유사들이 지난달 고유가 정책의 일환으로 휘발유 가격을ℓ당 100원씩 인하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물가상승률 억제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4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0.1% 하락에 그쳤고 경유 가격은 1.2% 상승했다.
SK에너지와 S-OIL, GS칼텍스 등이 휘발유 판매가격을 낮췄음에도 불구, 재고량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하효과는 미미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휘발유 인하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2.1%까지 올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주유소들이 여전히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생각보다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조사가격이 아니라는 점, 추산방식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휘발유 가격 인하가 물가에 영향을 미쳤는지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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