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허브 위한 초대형 물류회사 육성 시급

  • 포스코-삼성, 대한통운 인수 땐 '물류 강국' 가능성 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연평균 7% 이상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세계 물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3조7000억 달러였던 세계 물류시장 규모는 2020년 8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도 정권 초기부터 동북아 허브를 목표로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 정책을 적극 펼쳐 왔다. ‘2012년 세계 10대 물류전문업체 탄생’이라는 야심찬 목표 아래 정부의 각종 지원책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현재 국내 물류기업이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나라의 물동량이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9%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1위 물류기업인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CJ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재계 일각에선 물류규모만 20조원에 육박하는 삼성과 컨소시엄을 이룬 포스코의 탈락에 아쉬움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이 동북아 물류허브로 도약하기위해선 무엇보다 초일류 물류기업의 탄생이 시급한 과제다. 이 때문에 당초 포스코와 삼성SDS의 컨소시엄이 대한통운 인수전에 나섰을때 ‘아시아의 페덱스’ 같은 초일류 물류기업의 탄생을 기대하는 시각이 컸다.

동북아 물류허브 구축을 위해선 삼성과 같은 매머드기업을 등에 업은 거대 물류기업의 태동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CJ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한국의 동북아 물류강국 도약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CJ의 초일류 글로벌 물류기업 도약가능성이 포스코-삼성 컨소시엄보다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日, 물류강국으로 올라서다

일본 물류기업들은 1980년대에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지 국가의 정치, 문화, 각종규제와 법률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실패하는 기업들이 속출했다.

그럼에도 일본 물류기업들은 1990년대부터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일본 기업이 1991년 천안문 사건 이후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도 물류기업도 동반 상륙한 것이다.

일본 물류기업들은 처음에는 중국의 연안의 상해, 청도, 대련, 심천 등을 주요거점으로 삼았다. 이후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 등 인근 국가로 범위를 넓혔다. 최근에는 인도와 러시아 등지로 해외거점을 늘리고 있다.

그 결과 일본은 세계 10대 물류기업에 NYK 로지스틱스·니폰 익스프레스·미쓰이 라인 등 3개 업체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M&A로 몸집불린 ‘물류 공룡’

상당수의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세계 최대 물류업체인 DP DHL의 경우 독일 우체국(DP)이 전신이다. 1990년대 민영화된 DP는 1999년 유럽 최대 운송대행 업체인 스위스의 단자스를 인수한 데 이어 2002년 미국 특송 회사인 DHL까지 사들이며 덩치를 키우기 시작했다.

DP DHL의 식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3년 미국 항공특송업체인 에어본, 2005년 세계 최대 ‘3자 물류’ 전문기업인 영국의 엑셀까지 집어 삼켰다.

미국 UPS의 성장배경도 이와 비슷하다. 1992년 영국 소화물 배달업체인 캐리패스트 인수를 시작으로 1995년 미국 항공서비스업체인 소닉에어, 2000년 유럽 운송대행사인 프리츠를 사들였다. 이후 2004년 미국의 중량항공화물 서비스업체인 ‘멘로 월드와이드 포워딩’ 2005년 미국 육상운송업체인 오버나이트를 차례로 인수했다.


◆갈 길 먼 국내 기업

반면 국내 물류기업들의 은 현실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국내 1위 물류기업인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5조8339억원으로 UPS의 매출액인 70조3436억원과 비교해 14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매출액이 1조원이 넘는 업체도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범한판토스(2조2252억원), 대한통운(2조977억원), 삼성전자로지텍(1조4667억원), (주)한진(1조721억원) 등 5개 업체에 불과하다.

특히 수출입 물량의 상당 부분까지 외국 기업이 처리하다보니 국내 물류업체들은 3자물류보다는 2자물류에 머물러 있다. 또 모 기업이 취급하는 무역품목에 국한된 점과 무역 대상지역의 영역적 제한도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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