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모 가격 급등…"올해 남성 정장 10% 오른다"

  • 뉴질랜드 양모 생산량 10년 전보다 33%↓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수익성 악화로 양 목축업이 쇠퇴하면서 양모(울) 가격이 치솟고 있다. 면화와 비단에 이어 양모 가격도 뛰자 비용 압박을 받고 있는 의류업계는 추가 가격인상에 나설 태세다.

데이비드 카터 뉴질랜드 농업장관은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회견에서 "양모 가격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며 "오름세가 지속되지는 못해도 한동안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모 가격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모 가격 벤치마크인 호주양모거래소(AWE)의 동부시장지표는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당 15달러를 돌파했다. 전월에 비해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다. 지난주에는 ㎏당 14.64달러로 소폭 내렸지만, 지난 20년간 가격폭이 ㎏당 3~9달러 선이었던 데 비하면, 최대 5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주요국 양 사육 두수 추이(단위: 1990년=100%/출처: FT)
양모가 사상 최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것은 양 목축 농가들이 수익성을 좇아 낙농업으로 업종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터는 "양모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뉴질랜드의 양 사육두수는 늘지 않고 있다"며 "양 목축 농가들이 수익성이 나은 낙농업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호주에 이어 세계 2위 양모 생산국인 뉴질랜드의 양 사육 두수는 1999~2010년 45% 줄었다. 최근 양모 가격이 뛰면서 늘어난 사육 두수는 1~2%밖에 안 된다.

사육 두수가 준 만큼 뉴질랜드의 양모 생산량도 급감했다. 1999~2000년에는 생산량이 25만7000t이었지만, 2009~2010년에는 17만3000t으로 33% 줄었다. 생산량이 정점에 달했던 1985~1986년(35만8000t)에 비하면 절반 이상 감소한 것이다.

양모 가격이 급등하자 의류업계는 올해 남성용 정장 가격을 10% 가량 올린다는 방침이다. 최종 제품에 반영되는 양모 가격 비중은 극히 작지만, 올 초부터 수급 불균형으로 면화 가격 등이 치솟아 부담이 큰 만큼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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