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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6일까지 열리는 선화랑 김대섭 개인전 전시장면. 사진=박현주기자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어떻게 이렇게 잘 그렸을까", "너무 싱싱해보인다" "어머, 이 아이들좀봐, 어렸을 적 생각이 나네…"
26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 전시장에선 삼삼오오 아줌마들이 그림을 감상하며 수다가 이어졌다.
방학을 맞아 전시장을 찾은 중학생들은 숲이 우거진 물가 바위에 엉덩이를 드러내놓은 아이들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고 함박웃음이 터졌다. 지팡이를 짚고 그림을 보던 나이 지긋한 어르신도 같은 그림 앞에서 허허 미소를 웃으며 한참을 바라봤다.
지난 13일부터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대섭 작가가 전시하고 있는 '기억'의 작품은 어린시절을 향수케 하며 천진무구한 동심과 자연의 향기로 가득하다.
보는이의 기억의 한켠을 재생하는 화창하고 푸르른 그림은 보기만 해도 행복해진다.
한땀 한땀 그려진 초록의 싱싱한 풀밭의 여백에 아이, 얼룩말, 토끼, 자두등이 실제처럼 그려진 작품은 풀을 막 베어냈을때 맡을 수 있는 새벽공기같은 프레쉬향이 뿜어져나오는 듯 하다.
더욱이 과거 문인화에서 자주 등장했던 수묵화는 소담스럽고 고졸한 멋을 보여주고 포도 살구는 진짜 과일의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묘사와 귀신같은 손맛으로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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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대섭이 문인화를 배경으로 한 정물화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
'영남지방 구상회화의 맥을 잇는 화가'로 평가받고 있는 작가는 지난 6월 고인이 된 선화랑 김창실사장이 발굴, 창작활동을 지원했다.
2008년 강남의 한 전시장에서 처음 만난 김 사장은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는 한편, 탁월한 손맛에 감탄했다.
계명대를 졸업하고 대구에서 활동하던 작가는 곧바로 선화랑이 수원에 운영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선정, 2008년부터 3년간 수원 작업실에서 칩거한채 작업해왔다.
'기억'의 연작을 그리는 것은 운명일까.
서울에서 처음 여는 대규모 개인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별안간 김 사장님이 타계해 많이 놀랐다"는 작가는 "김창실 사장과의 인연은 "이제 행복한 기억으로 영원히 남게 됐다"고 말했다.
김대섭 작가는 "큰 전시장에서 전시를 하고 많은 분들이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고 있는 것은 모두 김창실 사장님 덕분"이라고 했다.
그가 3년간 칩거한채 열정을 뿜어내 그려낸 작품은 여름 휴가철과 미술시장 비수기에도 컬렉터들의 호응을 얻으며 줄줄이 판매되고 있다. 작품값은 호당 15만원선. 163*112cm 크기가 1400만원. 전시는 26일까지. (02)734-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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