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카드업계, 상반기 저조한 실적…하반기 '폭우' 우려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카드업계 상반기 실적이 악화일로다. 금융당국의 규제와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사들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당장 9월 1일부터 영세가맹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까지 적용되면 카드사들의 하반기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SK카드는 올해 2분기 10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기준 5억원의 당기순손실이다. 이는 하나금융의 2금융권 계열사 가운데 유일한 적자다.

하나SK카드는 장기적인 성장기반 확보, 브랜드 이미지 구축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인한 판관비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전체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것은 마찬가지다. KB국민카드는 2분기 당기순익 452억원을 기록, 전분기(711억원) 대비 36.40% 감소했다. 이는 전년 동기(682억원)대비로도 33.73% 줄어든 규모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2분기 당기순이익이 24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927억원)대비 26.89%, 전분기(1864억원) 대비 31.16%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여기에 일회성 비자 지분 매각 금액 985억원(세전)이 포함돼 있다. 2분기 비자 매각 금액을 제외한 순익은 약 1700억원이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4311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전업계 카드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삼성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 690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에버랜드 지분매각 이익 5350억원(세후)을 포함한 수치다.

매각이익을 제외할 경우 상반기 경상 당기순이익은 15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29억원) 대비 26.8% 감소했다.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전반적인 업계 분위기를 볼 때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수수료 인하, 당국 규제 등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년에 비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카드사들의 시름이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1일부터 수수료 체계 개편안에 따라 연매출 2억원 미만의 영세가맹점들이 우대수수료율 1.5%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카드사들의 일회성 매각 이익 등이 포함됐기 때문에 사실 부풀려진 부분이 없지 않다”며 “하반기부터가 정말 걱정이다. 당장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면 실적 악화가 눈에 띄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우대수수료율 적용을 시작으로 12월 22일부터는 신가맹점수수료율 체제가 본격 도입되면서 가맹점 평균 수수료율이 1.85% 수준으로 떨어진다. KDI 등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약 8739억원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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