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장중 한때 7.435%까지 치솟았던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324%p 하락한 6.841%를 기록했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증시도 급등했다. 이 같은 현상은 ▲ECB의 국채 매입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 ▲스페인의 구제 금융 신청 검토 가능성 ▲EFSF와 시중은행 간의 크레디트라인(Credit Line·신용공여한도) 논의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페인 총리 “구제 금융 신청 여부 검토할 것”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유럽 구제금융기구에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라호이 총리는 전날 마드리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제위기 극복 계획을 지켜보겠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스페인 국민에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스페인 정부가 지난 몇 달 동안 보였던 입장과 다소 거리가 있다. 라호이 총리는 정치적 오명에 대한 부담으로 구제금융 지원 요청을 꺼려왔다. 그러나 ECB의 국채 매입 가능성과 채무상환의 부담 때문에 행보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라호이 총리는 EU에 제출해야 하는 2013년과 2014년 예산안 초안도 승인했다. 예산안에는 긴축재정 확대를 통해 2014년까지 정부 예산 1021억유로(한화 약 141조원)를 절감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EFSF, 시중은행들과 크레디트라인 논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유럽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을 제공해 시중은행들로부터 자금을 신속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FSF가 크레디트라인을 제공받으면 국채 입찰보다 시장 분위기에 덜 영향을 받게 돼 유연성이 극대화된다. 전문가들은 EFSF가 채권 입찰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단기 유동성을 조달하는 크레디트라인 제공 등의 자금 확충 대안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한 외신은 은행권 내부 소식통을 인용, 일부 시중은행들이 3일 오전 EFSF로부터 레포(환매조건부매매) 약정을 요청받았으며, 지난주엔 EFSF와 관련해 담보 및 무담보 대출 요청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제이미 콜맨 포렉스 라이브의 편집인은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국채 금리는 EFSF로부터 크레디트라인 요청을 받은 은행들이 시장에서 국채를 사들이면서 하락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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