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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가 5년만에 메이저 타이틀을 추가할 수 있을지에 관심에 쏠린 가운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애덤 스콧(호주) 필 미켈슨(미국) 등 강호들이 총출전한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대회 코스는 러프는 깊고, 페어웨이는 좁으며, 그린은 빠르게 셋업된다. ‘정확히, 멀리’ 치는 선수가 유리하게끔 변별력있게 난도를 조절한다.
올해는 뜻밖의 변수가 추가됐다. 비로 인해 코스가 눅눅해졌기 때문이다. 대회 전주 주말부터 비가 오더니 대회 사흘전인 월요일에는 130㎜안팎의 폭우가 쏟아졌다. 선수들은 그날 연습라운드도 제대로 못했다. 대회 첫 날인 13일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비가 내리면 볼에 진흙이 묻을 수밖에 없다. 여느 미국PGA투어 대회라면 악천후시 ‘프리퍼드 라이’ 로컬룰을 적용한다. 그래서 선수들은 볼을 ‘집어들어 닦은 후 놓고’ 친다.
그러나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함께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USGA는 좀처럼 프리퍼드 라이를 채택하지 않는다. ‘볼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플레이한다’는 골프의 원칙을 최대한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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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를 이틀 앞두고 연습라운드를 하는 스튜어트 싱크. 클럽헤드에 흙이 묻어있다. |
이 대회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선수들은 볼이 흙이 묻으면 묻은대로 샷을 해야 한다. 볼에 흙이 묻으면 무게중심이나 밸런스 회전량이 달라지므로 볼은 선수들이 원하는대로 나가지 않게 된다. 물기까지 있으면 스핀도 제대로 먹지 않는다. 친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2010년 US오픈 챔피언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와 세계랭킹 40위 칼 페테르센(스웨덴)은 “볼에 흙이 묻은 상태로 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 페테르센은 “흙이 묻은 볼은 페어웨이에서 똑바로 쳐도 타깃에서 20∼40야드 벗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볼에 흙이 묻으면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미국 골프위크는 “볼 왼편에 흙이 묻으면 친 볼은 오른쪽으로, 볼 아래쪽에 흙이 묻으면 친 볼은 평소보다 더 높이 뜬다는 것이 경험법칙”이라고 전한다. 흙이 어느 쪽에 묻어 있고, 그것이 어떤 궤도로 이어질 지를 감안하고 샷을 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캘러웨이골프의 수석 클럽디자이너인 로저 클리블랜드는 “볼에 흙이 묻어 있으면 쇼트게임보다 롱게임이 더 영향을 받는다. 로프트가 작은 아이언이나 우드로 샷을 할 경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한다.
우즈도 한마디 거든다. 그는 “비가 내려 볼에 흙이 묻는 것은 선수들이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것도 골프게임의 일부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200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한 스튜어트 싱크(미국)의 말이 정답일 성싶다. “뾰족한 수가 없다. 내 볼에 진흙이 안 묻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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