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에 힘입어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의 이자 수입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올해 3분기 이자 수입이 137억7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비이자 수입은 8% 감소한 107억400만 달러를, 투자은행 부문 수수료는 46% 하락한 11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 순이익은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순이익은 70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76억9000만 달러) 대비 8% 줄었다. 다만, 주당 81센트로, 팩트셋의 전망치인 78센트는 웃돌앗다. 매출은 8% 증가한 245억 달러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235억4000만 달러를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다른 대형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불량대출(부실) 리스크에 대비해 약 3억78000만 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영향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JP모건은 8억800만달러를, 웰스파고는 7억8천400만달러를, 씨티그룹은 3억7000만달러를 각각 추가 대손충당금으로 돌렸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을 보고하면서 미국인들이 여행이나 엔터테인먼트에 지출 하는 점, 예금 잔고가 코로나19 전보다 몇 배나 높은 점,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들며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펼쳤다.
이는 JP모건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미 다이먼과는 상반된 관측이다. 제이미 CEO는 지난 10일 금리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으며 “이것은 매우, 매우 심각한 일이며 이는 미국과 세계를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럽은 이미 경기침체에 빠져 있고, 이는 미국을 향후 6~9개월 이내에 경기침체로 밀어 넣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눈여겨 볼 점은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빗뱅킹에 중점을 둔 퍼스트리퍼블릭뱅크의 실적이다. 퍼스트리퍼블릭뱅크의 예대율은 92%이지만 고정 만기보유 증권을 추가하면 100%를 초과한다. 은행들의 과도한 대출을 막기 위한 경영지표인 예대율이 100%를 넘어섰다는 점은 대출에 대한 자금 조달 비용이 더 비싸질 수 있다는 점을 뜻한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퍼스트리퍼블릭뱅크의 주가는 지난 14일 12% 넘게 폭락했다. WSJ는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웰스파고와 달리 퍼스트리퍼블릭의 예금은 분기 대비 4% 증가했는데도 자금조달 우려가 나타나는 등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늘고 있다고 짚었다.
투자은행의 어려움은 더 크다. 월가 대표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가중된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력 분야인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을 하나의 부서로 통합하는 등 최대 규모의 조직 개편을 조만간 단행할 예정이다.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는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미국 자산운용 부문인 CSAM에 대한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아울러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부펀드를 통해 크레디트스위스의 투자은행 및 기타 부문에 대한 투자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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