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평화 회담을 앞둔 가운데, 러시아가 전선 재배치를 통한 대규모 공세를 준비 중이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주요 전선 지역으로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면서 “현재 대규모 공세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실제 우크라이나군은 14일 오전 “지난 하루 동안 전선에서 발생한 교전은 163건에 달한다. 러시아군은 주로 도네츠크주(州)의 토레츠크와 포크롭스크 인근으로 진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자는 FT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평화 협상을 앞두고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과 프랑스, 독일, 폴란드 정상들은 러시아에 30일 휴전 합의를 촉구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직접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러시아 클렘린궁이 14일 발표한 협상 대표단 명단에서 푸틴 대통령의 이름은 제외되면서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푸틴 대통령은 진지한 평화 달성 의지가 없다며 협상이라는 명목 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을 끌어 전쟁을 장기화해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보다 심각한 병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미국의 지원이 끊어지면 하루아침에 전황이 불리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이런 점을 노리고 현재처럼 소모전을 이어가길 원한다고 전했다.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 센터의 타티야나 스타노바야 선임연구원은 NYT에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방어선이 서서히 약화한 끝에 결국 붕괴할 것으로 기대한다. 동시에 트럼프와의 관계도 지키고 싶어한다”라며 “튀르키예 협상은 쇼에 불과하며, 휴전이나 평화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조건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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