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 앞서 기상청은 제주와 남부지방 장마가 각각 지난달 26일과 지난 1일 종료됐다고 밝혔다. 중부지방만 아직 정체전선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로써 올해 장마는 역대 두 번째로 짧은 기간 만에 끝났다.
장마가 끝나면 뜨겁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더위는 한층 더 심각해진다. 지난달 평균기온은 관측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는데 이 같은 모습이 이번 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2.9도로 평년보다 1.5도 높고 가장 더웠던 지난해(22.7도)보다도 0.2도 높았다.
지난해 못지않게 폭염과 열대야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강릉에서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19일 대전·대구·광주 등 12개 지점에서는 역대 가장 이른 열대야가 기록됐다. 지난달 전국 폭염일수와 열대야 일수는 각각 2.0일, 0.8일로 모두 역대 2위다.
제철 농산물도 무더위에 수급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여름철을 대표하는 채소인 열무 소매 가격은 ㎏당 3381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26.8% 급등했다. 여름철을 대표하는 과채류인 수박 소매 가격은 개당 2만3763원으로 전달보다 5% 올랐고 평년보다 20% 상승했다.
무더위가 심해지면 가축의 생산성이 떨어져 축산물 가격도 들썩거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여름철 닭고기 소비가 집중되는 성수기인 복날을 앞두고 닭고기 수입이 차질을 빚고 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수입 닭고기 90%가 브라질산인데 현지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수입이 중단된 상황이다. 또 계란 가격도 한 판에 7000원을 넘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재배면적이 줄어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진 농산물도 있다. 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올여름 배추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8.8% 줄어들 전망이다. 여름 배추는 생산량이 다른 계절보다 적어 물량이 부족해지면 가격이 크게 널뛰는 모습을 보인다. 여름 배추 가격이 급등하면 김장철까지 이어져 먹거리 물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에 정부는 배추 가용물량 방출과 계약재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농협 및 산지유통인과 사전 수매계약 4000t과 작목전환 2000t을 통해 여름배추 재배를 늘리고 있다. 또한 여름철과 추석 성수기 공급 부족에 대비해 정부 가용물량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강원 평창군 여름배추 재배현장을 찾아 "올해는 이른 폭염으로 인해 여름배추 생육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농촌진흥청, 지자체, 농협 등 관계기관이 폭염 대비 현장 기술지도 등을 확대해 농업인이 여름배추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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