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성수기가 다 지나도록 매출이 오르지 않아 여행업계가 울상이다.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외 여행객수가 현저히 줄어드는데다 추석 투수마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2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 등 국내 빅3 여행사의 올 추석 연휴 해외여행 상품 예약률은 지난해 추석 연휴에 비해 30∼50% 수준에 그쳤다. 그야말로 최악의 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
롯데관광의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으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되는 게 여행 상품”이라며 “그나마 일본 상품이 단기 여행이 가능해 현재 이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관광의 추석 연휴 예약율은 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롯데관광은 여행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추석 연휴마저 짧아 특수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추석 연휴인 9월 12일부터 14일까지의 예약 실태를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하나투어의 경우에는 지난해 2만 3000여명이었지만 올해 7000여명으로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30% 정도의 수준이다.
추석 연휴 지역별 예약 비중은 동남아 31.3%, 일본 29.1%, 중국 25.5%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석 연휴와 비교해 일본이 8.1%가 늘었으며 중국과 동남아는 4∼6% 가량 줄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추석 두 달 전부터 예약이 들어와 한 달 전에 마감이 됐었는데 올해는 예약률이 너무 저조하다”며 “연휴도 짧아진데다 여름 휴가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석이 바로 다가와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모두투어도 지난해 추석 연휴와 비교해 올해는 예약률이 40% 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다양한 해외여행 상품 판촉을 하며 승부를 걸고 있다.
모두투어측은 “추석 연휴가 사흘밖에 되지 않아 해외여행을 가기에는 벅찬 일정”이라며 “하루나 이틀정도 연휴 연차를 붙이는 게 쉽지 않아 예약률이 부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에 고유가와 고환율로 해외여행객이 20%이상 줄면서 문을 닫는 중소여행사들도 속출했다. 9월 추석 특수마저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여행사들의 추가 도산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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