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고객 신용관리 '엉망'

  • 신용평가시스템 갖춘 곳 거의 없어 중앙회 개발한 공동모델도 유명무실

자본시장통합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지만 저축은행권은 여전히 개인 신용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HK, 프라임 등 대형 저축은행 대부분이 제대로 된 신용평가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채 대출 업무를 보고 있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2002년 한국신용평가(KIS)에서 만든 신용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사용하다가 2004년 신용대란이 발생한 후 신용대출 부문이 축소되면서 관리도 소홀해졌다"고 토로했다.

기업 신용관리와 관련해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전체 저축은행의 업무 영역 중 85%가 개인 금융이 아닌 기업 금융"이라며 "기업 신용평가의 경우 거시적 시장 환경을 반영해 개별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정형화된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재무 구조가 열악한 중소형 저축은행의 상황도 다를 바 없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안 되는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기존 신용평가시스템에서 참고할 만한 항목을 떼어 내 수작업으로 대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지난해 신용정보전문업체인 한국신용정보평가(NICE)와 공동으로 개발한 '개인신용평가관리시스템(CSS)'도 유명무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중앙회 관계자는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부실위험 축소와 관리비용 절감을 위해 CSS 기반을 구축했으나 저축은행들의 이용도는 현저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제2금융권에 속하는 신용카드사의 경우 고객의 신상자료, 카드 이용 실적, 연체 기록 등이 담긴 내부 정보와 은행연합회 정보, 여신전문협회복수카드 정보, 타사 연체 정보 등 외부 정보를 종합적으로 활용해 고객 신용을 관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저축은행서비스실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경영 상태가 정형화돼 있지 않아 제대로 된 신용평가 시스템을 갖추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현재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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