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국군 28사단 소속 감시초소(GP)에서 일어난 이 사건의 가해자인 김모 일병이 내무실에 수류탄 1발을 던지고 K1 기관단총 44발을 난사해 당시 GP장이였던 김모 중위를 비롯 8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김 일병은 지난 2008년 5월 사형 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군은 ‘상호존중과 배려’라는 모토 아래 억압적 군제도를 대폭 개선하고 친화적 병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에도 사병들의 자살과 군 사고는 1년 가까이 이어졌다.
특히 당시 해당 부대의 장교 신분으로 이를 지켜봤던 본인은 여전히 똑같이 고립된 부대, 내무반 총격, 희생자 발생으로 이어진 이번 해병대 사건에 비탄을 금치 못한다.
또한 6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소 잃은 외양간만 지키고 있는 국방부에 대해 분노할 따름이다. 물론 그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으로 우리 군의 모토는 다시 ‘강한 육군’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양한 방책을 통해 추진했던 2005년 이후 3~4년간의 친병영 정책이 단지 1년간의 강국육성책만으로 무위에 돌아갔다는 점은 그간 국방부의 노력이 단지 ‘전시행정’에 불과했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더불어 이번 사건은 이른바 군의 '관심사병'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형식적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는, 적어도 유가족들은 수류탄을 몸으로 막았다던 연천사건의 영웅보다, 총구를 잡아 피해를 막았다던 해병대원의 영웅담보다 그들의 무사함을 원한다. 이제부터라도 군은 사건을 희석시키려는 언론플레이에 치중하지 말고 ‘왕따’를 양성하는 군 시스템의 근본적인 오류부터 수정해야 한다.
또한 이 같은 군 사건 이후에는 반드시 동시다발적인 군내 인명사고가 잇다른 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다시는 이 같은 일로 유가족들의 비탄을 목도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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