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주석은 2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만나 "일부 선진국들은 심각한 국가채무 위기를 겪지만 신흥경제국들은 인플레이션과 막대한 유동성 유입에 직면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모든 국가가 '동주공제'의 정신으로 현재 위기를 극복해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사가 3일 보도했다.
중국은 당초 G20 정상회의에서 유로존에 대한 재정지원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으나 후 주석은 구체적인 지원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채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을 반복했다. 이는 중국이 EU에게 '지원을 기대한다면 더 매력적인 유인책을 제시하라'는 메세지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 학계에서는 중국의 EU에 대한 재정지원의 조건으로 유로존에서의 시장경제지위국 확보와 위안화 표시 채권발행, 물가상승률 이상의 이자율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후 주석이 이날 "현 상황에서 탄탄한 성장 지속이 급선무여야 하며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결연하게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해 유로존이 중국에 대해 시장경제지위국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시장경제지위국을 보장받으면 덤핑관세나 할당관세에서 더 유리한 입장에서 서게 된다.
후 주석은 아울러 라가르드 IMF 총재가 지난 7월 당선된 데 축하인사를 전하면서 자국 인사인 주민(朱民) 전 인민은행 부총재의 IMF 부총재 지명에 감사를 표시했다. 중국은 미국과 서방 위주의 IMF 지배구조에 신흥경제국들의 지분이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후 주석은 그러면서 “IMF가 개혁에 속도를 내고 세계 경제와 금융 안정을 사수하는 데 제대로 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후주석은 이날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도 회담해 양국 간 협력 확대 방안과 지역 및 국제적인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양측은 특히 브릭스(BRICS)와 여타 신흥경제체가 협력을 강화하자는데 뜻을 함께했다. 이는 브릭스가 정책공조를 강화할 것이며 EU에 대한 지원에도 역시 공동으로 대응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후 주석의 수행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중인 주광야오(朱光耀) 국무원 재정부 부부장은 이날 "중국은 지금까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투자할 확실한 계획이 없다”며 "EFSF 참여와 중국의 투자를 논의하는 것은 아직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