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인선에서 장관급 내정자 9명 중 호남은 1명에 불과해 ‘지역안배’라는 측면에선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핵심 부처나 4대 권력기관장에 호남 발탁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직 조각작업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장관급 이상 가운데 호남 출신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전남 광주) 후보자가 유일하다.
정홍원 총리 지명자는 경남 하동,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 후보자는 부산 출신이며, 6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경우는 서울이 3명(서남수·윤병세·황교안), 인천이 2명(유정복·유진룡), 경남 1명(김병관)이다.
애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기간 호남 민심을 겨냥해 ‘국민대통합과 대탕평’을 강조하다 보니 당선 이후 ‘호남 총리론’까지 부상했음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인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 당선인은 대선 당시 호남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제일 먼저 대탕평 인사부터 펼칠 것”이라며 “호남의 인재, 여러분 아들·딸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수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광주·전남 학계나 시민단체 등에서는 박 당선인의 ‘대탕평 인사’ 실천 의지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노무현 정부 조각에서는 당시 노 대통령의 출신지인 부산·경남(PK) 출신 4명과 대구·경북(TK) 출신 3명으로 영남 출신이 7명이었다. 여기에 호남 4명, 충청 2명, 서울·경기 3명 등으로 권역별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는 영남 출신의 우위 현상이 뚜렷해졌다. 영남 출신 장관은 TK 3명, PK 2명 등 모두 5명이었지만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 사정의 핵심라인을 독식했다. 호남과 충청, 서울 출신이 각각 2명에 불과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이유를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에서 찾고 있다. 지역안배를 챙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박 당선인은 본인이 뱉은 말을 꼭 지키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북핵이라는 돌발변수에 지역안배보다는 현 위기상황을 돌파할 전문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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