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불황과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중고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중고품 구매는 그동안 전자기기에 편중됐지만 최근에는 가구·유아용품·레저용품 등으로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확산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 11번가가 지난해 오픈한 '중고 스트리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출범 당시보다 365%나 성장했다. 현재 중고 스트리트 등록 판매자 수는 3000명 이상이고, 판매 제품은 70만개에 달한다.
업체 관계자는 "노트북을 비롯해 휴대폰·TV·냉장고·세탁기 등 디지털기기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중고 명품을 비롯해 유아용품·레저 관련 상품의 거래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고 스트리트에서 이루어진 가구·침구·주방용품 등 중고 생활용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분기와 비교해 839%나 급증했다. 레저·스포츠 상품은 같은 기간 334% 늘었다. 중고도서 매출도 168% 성장했다.
G마켓의 경우 디지털카메라·MP3 등 중고 디지털기기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14% 늘었고, 남성의류와 가구·침구는 각각 107%·103%씩 증가했다. 옥션의 중고도서는 지난해 25% 늘었고, 올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나 상승했다.
중고품의 인기는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의정부점에서 중고 리폼 모피 벼룩시장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매입한 중고 모피를 전문 리폼업체를 통해 재탄생시켜 기존 모피의 3분의 1 가격으로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보통 모피와 관련해서는 문의가 없는데, 행사 시작 당일 오전에만 50통이 넘는 전화가 왔다"며 "행사 이틀 만에 절반 이상 판매돼 조기 품절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리바트 등 가구업체들도 고객들의 반품 또는 흠집 난 상품들을 모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1000만원대 이하 경·소형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1~12월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1000만원 미만 중고차는 전체 매물 가운데 44.1%를 차지했다. 지난 1월에도 1000만원 미만 매물이 44.2% 기록하는 등 가격이 싼 중고차 수요가 늘고 있다.
SK엔카 관계자는 "경기침체 여파로 중고차 매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 중고차 시세가 유지되거나 소폭 오르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경·소형차는 차량 구입과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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