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일신으로 힘든 시기 함께 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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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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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양 포스코 회장<br/>고로 연화정초식서 강조

정준양 포스코 회장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한 해가 시작될 때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한자성어를 직접 손으로 써서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필사즉생'(必死卽生·반드시 죽고자 싸우면 그것이 곧 사는 길이다), '궁변통구'(窮變通久·궁하면 변하게 되고 변하게 되면 두루두루 통해서 오래 간다), '고객무신불립'(顧客無信不立·고객의 신뢰를 잃으면 바로설 수 없다) 등은 정 회장이 자주 인용해 알려진 성어들이다.

하지만 올해는 신년사와 창립 45주년 기념식에서 별도의 휘호를 남기지 않았다. 복잡한 대내외 여건을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한자성어로 표현하기가 그만큼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신 광양 4고로 파이넥스 3고로의 연화정초식에 '우일신'(又日新·나날이 더욱 새로워짐)이라는 한자를 전달했다. 연화정초식은 고로에서 철광석과 재료가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쇳물을 만들 때 고로 내부의 높은 열을 견뎌내는 역할을 하는 내부 벽돌을 쌓아올리는 행사로 새로 만드는 고로가 앞으로 수십년 동안 고장 없이 가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작업과정 중의 하나다.

정 회장은 과거 광양제철소 재직 시절부터 고로를 새로 짓거나 개·보수할 때마다 갖게 되는 연화정초식에 자주 우일신이라는 단어를 적었다.

고로는 제철소에서 가장 핵심적인 설비이며,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운용하는가에 따라 경쟁력의 성패가 갈린다. 포스코가 세계 최고의 생산성과 최고 품질의 쇳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고로의 관리 역량에 있어 경쟁사가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포항·광양제철소 임직원들이 끊임없이 생산과정에서의 개선책을 논의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반복해온 덕분이라는 것이다.

2013년이 시작된 지 4개월이 지나가고 있지만 철강경기는 여전히 뚜렷한 개선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 회장 취임 후 포스코는 자원 및 에너지 등 비철강 부문에 대한 투자와 신사업 확장을 추진해 왔으나 성과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계열사 통합 등 구조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의 지향점을 '사랑받는 기업'으로 제시하며 기업의 높은 도덕성을 내세웠던 포스코로서는 철강가격 담합 등으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우수등급기업 인증을 취소당하는 등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난관에 부딪친 정 회장이 결국 '어려울수록 돌아가는' 자세로 포스코 전 직원들에게 우일신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탄탄한 준비와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 포스코의 성공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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