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올해 ‘소통’을 내세우며 국민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새 정부의 창조경제를 적극 실현하기 위해 ‘창조경제특별위원회’를 설치했으며, 허창수 회장을 비롯한 전경련 임직원들이 전통시장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29일에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노동계, 중소기업, 소비자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동반성장과 국민통합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도 개최했다. 이날 전경련은 보도자료에서 “지금까지 대기업측 의견을 전하는 데 주력해 온 전경련이 금번 심포지엄을 통해 노동계·중소기업·소비자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소통하고 국민통합의 대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명기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부응해 재계도 적극 동참한다는 메시지로서 전경련의 노력을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상당 수 회원사들은 “전경련이 누구의 편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회원사들은 정부 사정기관의 수사와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에 법인이나 계좌를 보유한 기업인 명단을 연이어 발표하는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압박을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만큼 전경련이 자제를 당부하거나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바로 잡는 등 의견을 제시해 주길 바라고 있다. 그런데 전경련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전경련이 최근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의견도 내놓지 않고 있는 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며 “태생적으로 이익집단인 전경련이 정부와 여론만을 의식해 회원사의 문제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지금은 재계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반기업 정서를 넘어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데, 상당 부분이 오해와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런 것을 잡아주라고 만든게 전경련인데, 요즘은 그 흔한 논평조차 내는 모습도 보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전경련에 대한 회원사들의 불신은 회장단 회의에서도 그대로 보여지고 있다. 전경련 회장단에는 21명이 이름을 올려놓고 있으나 정작 회의 때에는 8~9명에 불과하며, 5대그룹 총수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대기업의 목소리만 담는다며 ‘해체론’까지 제기됐던 전경련이 자칫 회원사들의 불만 때문에 입지가 흔들리지 않겠느냐는 우려는 그래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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