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할 증권사가 지난해 대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책 모멘텀과 함께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증시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현재 컨센서스가 형성된 증권사 가운데 상반기 기준 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곳도 5곳에 달했다. 하반기에도 증시 호황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 5곳이던 '1조 클럽' 증권사는 최소 7곳으로 늘 전망이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가 형성된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 5곳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평균 6672억원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969억원으로 가장 많다. 영업이익 1조원까지 불과 1000억원 정도 남겨뒀다. 이어 미래에셋증권 6503억원, 삼성증권 6369억원, 키움증권 6198억원, NH투자증권 5419억원 등이다.
NH투자증권도 약 4년 만에 1조클럽 재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반기에 상반기 정도 영업이익을 번다고 가정해보면 약 1조838억원 정도가 예상되며, 증권가에서도 연간 1조89억원 가량의 컨센서스를 내놨다.
대형사들의 실적 개선 주요 배경으로는 증권사 거래대금 증가세가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예탁원에 등록된 51개 국내외 증권사 코스피·코스닥(상장지수펀드 제외) 거래대금은 4981조426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4204조9537억원)보다 18% 이상 늘어난 규모다.
주식 매매과정에서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증권사 거래대금이 많을수록 수수료 수익도 커진다. 전체 증권사 중에서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곳은 키움증권(1012조3761억원)으로 같은 기간 22%(188조원)가량 늘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531조7553억원), 한국투자증권(492조원), 신한투자증권(412조원), 삼성증권(361조원), NH투자증권(356조원) 순이다.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JP모건(163조원), 모건스탠리(121조원) 등이 거래대금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토스증권이 올 상반기 83조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지난해 하반기 58조원에서 25조원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해외주식 거래가 활발해졌다는 점도 증권사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인다. 통상적으로 국내주식 수수료보다 해외주식 수수료를 비싸게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책적 모멘텀도 증시 활성화에 도움을 줬다. 대체거래소(ATS) 도입,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 기업지배구조법(상법) 개정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대내외적 리스크에도 국내 증시 투자심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하반기에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실적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형 증권사들은 기업금융(IB)·브로커리지 등 수익원 다변화를 통해 실적개선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는 반면 중소형사의 경우 거래대금 증가 수혜가 제한적이고, 운용·위탁매매 수익 기반도 약해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실적 추세와 정책 환경을 감안할 때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 모멘텀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는 여전히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에는 IB 부문 수익성과 자본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력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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