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운 기자(미국 로스엔젤레스) = 한류를 앞세운 CJ그룹이 글로벌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류의 경제적 효과는 5조6000억원, 자산가치는 94조7900억원이다. 앞으로의 가치는 그 이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가치를 일찍부터 알고 있던 CJ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를 활발히 하고 있다.
가장 먼저 K-팝 페스티벌, K-푸드를 비롯해 4DX 영화 기술, 멀티플렉스 등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세계에 알려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문화의 요람인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거점으로 삼고, 한류를 전세계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CON 앞세워 미국에 한류 전파
CJ그룹은 25~26일 이틀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에서 한류 공연과 패션·식품·IT·자동차 등을 소개하는 한류 마켓 페스티벌 'KCON'을 개최했다.
한 나라를 테마로 문화 및 서비스, 제품 마켓이 결합된 컨벤션 형태의 페스티벌이 열리는 것은 KCON이 처음이다. 행사에 참여한 2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은 다양한 한류 문화와 제품을 체험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열리는 KCON은 아시아나항공과 미국 최대 통신사 중 하나인 버라이즌이 스폰서로 참여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농심·SM엔터테인먼트 등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기업들도 부스를 운영했다.
또 액세서리 업체 엠주(MZUU), 이도 녹차, 하이첸 화장품 등 해외 진출 기회를 얻기 힘든 20여개의 국내 중소기업들도 한류와 연계해 미국 젊은이들에게 제품을 선보였다.
이튿날에는 빅뱅의 리더인 G-드래곤, EXO, f(x)등 8명의 한류 가수팀과 그래미상을 5회 수상한 여성 랩퍼인 미시 엘리엇이 공연을 갖고 미국 팬들을 열광시켰다.
◆한류 홍보 효과 400억원 예상
KCON의 경제적 효과는 다양하게 측정된다.
가장 먼저 한국을 전세계에 홍보함으로서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것이다. 올해의 절반 규모로 열렸던 지난해 KCON의 경우 CNN등 89개 미국 매체, 신화통신 등 15개 해외 매체가 보도해 총 200억원의 홍보 효과를 얻었다. 올해는 이보다 많은 150개 이상의 해외 매체가 보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효과도 300~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두번째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전파력이 빠른 미국의 10~2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한국 문화와 제품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잠재 소비자로 끌어들이고, 바이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고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재구매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이런 점에서 KCON은 한국 문화서비스 및 상품에 대한 즐거운 체험을 통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세번째는 중소기업의 글로벌 상생 효과다. 해외 진출 기회를 얻기 힘든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적은 비용으로 시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한류 전략 요충지는 '미국·중국·일본'
CJ그룹은 미국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3대 전략 국가인 일본, 중국으로 확대해 KCON을 연 3~4회 개최할 계획이다.
이들 3개국은 한국 제품 수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한류가 한국 제품의 현지 판매를 견인하는 한류 3.0으로 진화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2단계로 2015년 이후에는 동남아까지 확대해 KCON을 연 8회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성장하는 아시아에 한류 사업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3단계는 2020년 이후로 유럽과 남미·중동까지 확대, 한류 소외지역에도 한류 팬덤을 만들고 전세계에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KCON을 총괄한 김현수 CJ E&M 컨벤션사업팀장은 "KCON은 전세계에 한류 콘텐츠를 전파하고 한류 비즈니스를 확장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수출에 마중물 역할도 하고 있다"며 "KCON에서 한국에 매료된 젊은 글로벌 소비자들을 한국 관광으로 끌어들이 2차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