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특정 국가들의 글로벌 자동차 지배력이 점차 커지고 있고 친환경차와 SUV 등 특정 모델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가 최근 발표한 '2013년 세계 자동차산업 뉴스' 를 통해 올 한 해를 결산해 봤다.
◆ 중국과 미국 성장 주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시장의 회복을 견인했던 브릭스 시장은 중국을 제외하고는 경기 둔화로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그동안 확대 추세가 지속되었던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간 성장 격차가 축소되는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세계 자동차 판매는 1564만 대가 증가했다. 이 중 브릭스 증가분이 770만 대로 49.2%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미국과 중국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세계 자동차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미국은 2012년 1449만대에서 올해 7.6% 증가한 1560만대, 중국은 1491만대에서 13.7%나 성장한 1695만대의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KARI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내년(2014년)에는 4.1% 늘어난 8360만대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중국만 날고 '브릭스'시장 부진
금융위기 이후 세계 자동차시장의 성장을 주도해 온 브릭스 시장이 올해에는 중국을 제외하고 모두 부진했다. 인도는 경기 부진, 소비세 인상, 자동차 할부금융 위축 등으로 인해 올해 판매는 7.4% 감소한 246만 대에 그칠 전망이다. 브라질 역시 경기 회복 지연 및 공산품세 인상 등으로 판매가 부진한 상황을 보이며 올해 판매는 1.6% 감소한 358만 대로 전망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수출 부진으로 인한 경기 둔화와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올해 판매는 6.3% 감소한 275만 대에 그칠 전망이다.
◆ SUV 시장 성장세 확대
국내에서도 올 한 해 SUV 판매는 크게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도 마찬가지. 올해 1∼10월 SUV는 전체 차급 중 가장 높은 14.1%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지난해(12.9%)에 비해 성장세가 확대됐다. 반면 승용은 A/B 차급의 감소로 2.0% 증가에 그치며 지난해(3.3%)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됐다.
특히 소비자 선호도 상승과 주요 업체의 라인업 및 현지생산 확대에 힘입어 SUV 시장의 성장세가 확대됐다. 실용적인 공간 활용성과 개성적인 스타일 등 SUV의 장점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확대되며 주요 업체들의 소형 SUV 중심 라인업 확대와 현지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제고 등도 SUV 시장 확대에 일조 했다.
◆ 부활하는 일본 업체
올 한 해 일본차 브랜드들은 내부 혁신과 엔저라는 외부 환경 요인에 힘입어 경쟁력을 완전히 회복했다. 일본업체는 금융위기 이후 부품조달 비용 절감, 소규모 고효율 공장 건설, 신흥시장 현지화 확대 등 내부 혁신을 전개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도요타는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최근 3년간 부품조달비용을 평균 30% 절감하고 일본 내 생산거점을 3극 체제로 재편하는 등 생산성과 유연성을 제고했고 혼다는 부품 수 축소, 현지 조달 확대, 이너 프레임 공법 도입과 같은 설계혁신 추진을 통해 원가 및 제품 경쟁력을 늘렸다.
이에 더해 아베 신정부 출범 이후 환율 정책 변화로 올해 초부터 본격화 된 엔화 약세도 일본업체의 경쟁력 회복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일본업체가 그동안의 침체에서 벗어나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도요타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이 10.6%, 영업이익이 124.7%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률도 8.9%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혼다 역시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이 19.2%, 영업이익이 38.7% 증가하는 등 경영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 기본 경쟁력 중요성 재부각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해외 법인장 회의를 통해 '기본'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글로벌 상황에 직면해 기본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한 해는 부품 공용화 확대 등으로 주요 업체의 대규모 리콜이 이어지는 등 품질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품질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폭스바겐이 3월 중국에서 DSG 장착 모델 38만 대를 리콜한 데 이어 11월에는 변속장치 윤활유 이상 등을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260만 대를 리콜했고 도요타 등 일본업체 또한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대규모 리콜을 단행했다.
이는 현대차그룹 역시 마찬가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대규모 리콜이 실시되며 품질을 중시하는 기본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진 한 해였다.
◆ 친환경차 경쟁 심화
연비와 가격을 중심으로 각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차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됐다. 특히 연비를 높이기 위한 기술 경쟁이 심화되면서 혼다 피트 하이브리드는 36.4km/l라는 경이적인 수준을 달성하며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장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
특히 친환경차 시장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판매 호조로 성장이 지속됐다. 10월까지 세계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동기비 4.7% 증가한 136만 대를 기록한 가운데 최대 시장인 일본은 2012년 9월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종료로 부진했지만 미국과 유럽이 신차 효과와 가격 인하 등에 힘입어 각각 34.4%, 47.3% 증가했다.
이 중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91.9%를 차지하면서 전체 친환경차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및 전기차(EV) 분야에서도 닛산의 리프와 GM 볼트, 도요타 프리우스가 본격적인 가격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고 전기차 전문 제조사인 테슬라가 돌풍을 일으킨 한 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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