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푸본현대생명 500억원, DGB생명 100억원, 흥국화재 400억원, 메리츠화재 2460억원, 롯데손해보험 400억원 등의 후순위채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만 3860억원이며 내년 1710억원, 2022년 3400억원이다.
이들 중 푸본현대생명과 메리츠화재, 롯데손보는 미리 자본 확충을 진행해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나머지 회사는 또다시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지 않으면 RBC 비율을 끌어올리지 못한다.
후순위채는 잔존만기 5년부터 20%씩 자본인정 비율이 차감된다. 올해 만기인 후순위채는 이미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해 차환하지 않아도 RBC 비율에 변화는 없다. 하지만 금리가 하락하고 재무 건전성 제도가 강화되면서 필요한 자본이 늘어나기 때문에 차환하지 않으면 지금보다 RBC 비율이 떨어지게 된다.
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우량 기업의 채권이 발행 목표액에 미달하는 등 회사채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AA등급의 포스파워와 하나은행의 채권이 발행 목표액에 미달했으며, BBB+등급인 키움캐피탈은 목표액 500억원 중 170억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또 다른 문제는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금리가 높다는 것이다. 통상 저금리 상황에서는 금리가 낮아 채권 발행을 하는 회사에 유리하지만, 이는 발행 회사의 '신용등급'이 좋을 때 이야기로 현재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보험사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고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의 경우 발행사의 실제 신용등급보다 1~2 낮은 등급을 부여한다. 결국 발행회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투자심리가 위축돼 인기가 떨어지게 된다. 결국 보험사의 신용등급 하락은 '인기'와 '금리' 모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떨어지면 발행금리도 함께 낮아져 채권 발행의 적기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채권발행을 통해 가용자본을 늘리는 방법은 한계가 있다. 공공재보험, 계약이전 등 요구자본을 줄이는 다양한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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