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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신동춘 대표[사진=전라남도]
귀농인이 가루쌀을 재배해 성공했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02년 고향인 전남 곡성으로 귀농한 신동춘씨(60)다.
가루쌀은 일반 쌀처럼 물에 불리지 않고 곧바로 가루로 만들 수 있다. 손바닥으로 비벼도 빻아질 정도로 무르다.
밀가루를 대신할 수 있어서 빵이나 이유식 같은 가공식품용으로 요즘 각광받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전국 농가에 장려하고 있을 정도다.
신 씨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학사 출신으로 귀농한 지 올해로 21년째다. 귀농 초기 남들과 똑같은 벼를 똑같은 영농방식으로 생산했지만 판로는 없고 노력에 비해 손에 잡히는 소득이 미미했다.
그러다 2007년부터 친환경농업과 접목해 밀 재배 불모지인 곡성에서 이모작으로 밀 50ha를 처음으로 재배했고 내친 김에 2018년 가루쌀 1ha를 재배했다. 일종의 도전이었다.
주변에서는 재배 기술이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판로도 불확실한 가공용 쌀 재배를 말렸지만 첫 해 수확량이 10a(300평)당 540kg이었다. 일반 벼 545kg과 비슷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나자 수확량이 10a당 580kg으로 늘었고 가격도 일반 쌀 40kg 7만 5000원보다 20% 비싼 9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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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춘 대표의 가루쌀 생산단지[사진=전라남도]
지난해는 첫 재배 때보다 30배가 많은 30ha까지 가루쌀을 재배해 150톤을 생산했다.
지금은 곡성 그린영농조합법인 대표가 됐다.
신 대표는 올해 4월 농림축산식품부에 가루쌀 종자 32톤, 609ha분을 납품했다.
농림부는 올해 2000ha에 가루쌀을 재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종자가 부족해 신 대표에게 의뢰한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의 10%를 가루쌀로 대체하기 위해 2026년까지 4만 2000ha로 가루쌀 재배면적을 늘릴 계획이다.
가루쌀 판로도 안정적이다.
신 대표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전국제과협회 등 쌀빵 경진대회와 스타벅스 같은 유명 제빵업체에 납품했다.
올해는 정부가 지원하는 15개 식품업체에 원료용 쌀 15톤을 공급했고 제품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신 대표는 “정부가 수입 밀을 대체하고 국산 쌀 가공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가루쌀 보급 종자를 공급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올해는 가루쌀 생산단지 72ha를 조성해 현장 기술 보급과 안정적 생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전라남도는 올해 8개 시군 13곳의 가루쌀 단지에 교육·컨설팅, 농기계 구입 등 사업비 27억원을 투입해 730ha의 가루쌀을 재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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