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대작 게임을 개발할 때 투입되는 제작비 비중은 통상 아트(예술) 부문 40%, 프로그래밍 부문 40%, 기획 부문 20% 등으로 나뉜다.
생성 AI는 이 중 아트(이미지, 사운드)와 프로그래밍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미지의 경우 삽화가가 직접 그린 게임 그림 가격은 장당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반면, 생성 AI가 그린 가격은 장당 수십원 수준에 불과하다. 생성 AI 도구로 그린 그림에 리터칭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기존 순수 수작업 비용의 10분의1도 들지 않는다.
AI를 통한 사운드(효과음, BGM) 생성 움직임도 늘고 있다. 사운드 리소스(자원) 확보는 일반적으로 유니티 에셋스토어, 언리얼 마켓플레이스와 같은 오픈 마켓이나 외주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특정 게임 분위기에 맞는 사운드를 찾으려면 오랜 시간과 큰 비용이 소요되는데, 사운드 생성 AI 도구는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해준다. 생성 AI 사운드 도구를 통한 NPC(비플레이어 캐릭터) 목소리 생성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게임사들도 생성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넥슨은 '더 파이널스' 게임 내레이션과 캐릭터 음성 일부에 음성합성(TTS) AI가 생성한 음성을 적용했다. ‘메이플스토리’ 광고와 코드를 제작할 땐 소형 생성 AI '보이스크리에이터'를 활용했다. 데이터 분석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 3시간 만에 불법 이용자를 탐지했고, 개인화 광고로 이용자 체류율을 164% 늘리는 효과를 창출했다.
크래프톤은 AI가 가상 이용자 역할을 수행한다. 이후 오류를 사전에 발견하고, 해결 인력 투입 비용을 절감시켰다. AI가 간단한 스케치나 텍스트 입력만으로 콘셉트 아트를 자동 생성하는 체제도 구축했다. 게임 개발 단계에서의 AI 활용 폭도 키웠다. 대규모 인원과 시간이 필요한 오류 수정, 난이도 측정, 게임 완성도 테스트를 AI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AI 캐릭터 개발 작업도 추진 중이다. 기존 NPC(비플레이어 캐릭터)와 달리 이용자와 대화하고 협력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엔씨소프트는 AI를 게임 내 콘셉트 아트와 시나리오 제작 등 다양한 창작 과정에 활용하고 있다. 이후 개발시간을 단축한 것 외에도 사용자 경험 개선, 글로벌 진출 확대(번역) 등의 효과를 창출했다.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창작 도구인 ‘바르코’는 기획서 작성, 캐릭터 이미지‧배경 생성, 사운드 제작 등에 활용하고 있다.
넷마블은 AI가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품질 보증 작업을 수행해 버그(오류) 발견 확률을 높였다. 버그 수정 후 정상 작동 여부를 검증하는 '리그레션 테스트' 속도도 최대 40%가량 개선됐다. AI를 통해 게임 난이도 조정과 데이터 분석 작업도 자동화해 게임 개발시간 역시 최대 30%가량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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